탄핵정국에 '1인4역' 최상목…경제 위기 속 컨트롤타워 '흔들'
[2025 경제]각종 리스크 속 정치불안까지…업무 과부하에 대응력 약화 우려
헌재재판관 2명 임명에 일단은 안정기…정치 격동에 불확실성은 계속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새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책 컨트롤타워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1인4역'으로 인한 정부의 경제 대응능력 약화 우려가 제기된다.
최상목 권한대행 체제가 헌법재판관 2명 임명으로 일단 안정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급변하는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여전히 불확실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경제부총리직을 넘어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 그리고 최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같은 재난 상황을 관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까지 '1인 4역'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 요인이 커지는 가운데 경제 대응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은행 등 각종 기관의 성장 전망치가 잠재성장률(2%) 밑인 1% 후반으로 수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제를 이끌었던 수출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변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인해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달러·원 환율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며 1470원대로 치솟으며 150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도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정치 불안 지속으로 인한 소비심리와 기업투자 위축으로 내수 부진이 올해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평생을 경제 관료로 살아온 최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직까지 겸직하면서 경제 현안에 대응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은 약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례로 최 권한대행 주재하에 진행됐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는 지난달 30일 최 권한대행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중대본 회의에 참석함에 따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주재하에 진행됐다.
회의는 금융시장 상황에 변수가 생기거나 급변할 때마다 진행되는데, 최근에는 거의 매일 진행돼 왔다. 향후에는 평일에 회의가 주 5회 진행될 경우, 최 권한대행은 2회 정도만 참석할 방침이다. 경제·금융수장의 회의체라는 무게감이 달라질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정을 총괄하며 재난 수습과 경제 정책 조율을 동시에 책임져야 하는 그의 역할은 과중할 수밖에 없다. '멀티태스킹'을 넘어선 업무 과부하가 대응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최 권한대행 체제의 불안정성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2월 31일 최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2명 전격 임명 결정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 권한대행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임명을 결정한 배경으로 정치 불안과 재난, 경제 위기 상황 등을 꼽았다.
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환율 급등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로 인한 소비심리 냉각과 실물경제 타격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계엄으로 촉발된 경제의 변동성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와 권한대행 탄핵 소추 이후 급격히 확대됐다"며 "국민의 안전과 행복이 국가의 미래다. 더 이상 갈등과 대립의 혼돈이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쌍특검법'(내란·김건희 특검법)과 남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급변하는 정치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다시 최 권한대행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 역시 남아있다. 당장 최 권한대행의 결정 이후 여야는 모두 최 권한대행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서기도 했다.
최 권한대행은 향후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보다 국민 화합과 통합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국회, 여·야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각계 지도층과 깊이 있게 소통하면서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난제에 대하여 현명한 해답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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