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패싱' 현실화…권한대행 체제 외교 한계 리스크
트럼프 당선인,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서 한국 언급 안해
美 싱크탱크 "트럼프 방한, 한 대행 방미 가능성 낮아"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미국 신행정부 출범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주요국들과 활발한 소통을 예고함에 따라 '한국 패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트럼프 2기'와의 소통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 등 한국 주변 주요국 정상들과의 소통 계획을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대화를 나누겠다" "좋은 관계" 등의 언급을 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에게 취임식 초청장을 보낸 사실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이시바 총리와는 취임 전 회동할 수 있다는 등 정상외교를 본격 가동할 계획을 밝혔다.
반면 주요 동맹국인 한국 관련 언급은 없었다. 내년 1월 20일 취임까지 불과 한 달 정도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한국 패싱'이 이뤄진 것이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주재 미국 대사에 이어 일본 주재 미국 대사를 지명했지만, 주한 미국 대사에 대한 발표는 아직이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이 세계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지만, 아직 한 권한대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저에게 전화를 걸고 있고 일부는 정말 만나고 싶어 한다"며 "그들은 저에게 전화를 걸고 있고, 몇몇은 만날 것 같다. (선거 승리 후) 100개가 넘는 나라 정상과 통화했다"고 말했다.
반면 국무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할 계획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안정한 탄핵 정국에서 불확실성이 큰 트럼프 2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에 따라 불이익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17일 열린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서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당선인과 나란히 다자회의에 참석하면 만날 수 있지만, 트럼프가 한국에 가거나 그 반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으로부터 외교 권한을 이양받은 한 권한대행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한 권한대행이 외교·통상 전문가이고, 미국 측 인맥이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 권한대행이 현 미국 대통령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 15일 통화하며 국내상황, 한미동맹 강화 및 북핵 문제 등을 협의했지만, 앞으로 정책을 풀어갈 트럼프 당선인 측과 소통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소통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방미에 대해 검토는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lgir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