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불문 전부 통제, 차벽 설치"…'그날 밤' 경찰 녹취록 공개

계엄 해제안 이후에도 수방사 병력만 국회 재진입 허가
야 "국회의장 담 넘을 때 군병력 에스코트…내란 공조 행위"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3일 밤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병력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4.1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 국회 관계자 출입을 통제하면서 군 병력 출입은 허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경찰청 지휘망 녹취록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23시37분경 서울경찰청은 영등포서 경비과, 국회경비대 등에 국회의원을 포함한 국회 관계자의 전면 출입 통제 명령을 하달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당시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국회의원 포함해서 전부 통제하라"며 "아울러 재차 차벽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4일 00시34분경 서울경찰청은 재차 국회 전면 출입 통제 지시하면서도, 군 병력에 대해선 안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거나 열려있는 길로 안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경비안전계장은 "서울청 경비상황실에서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이 금일 근무에 지원된 영등포서 관내 근무에 지원된 경력들에게 일방지시한다"며 "기존과 마찬가지로 국회 진입하려는 사람들은 차단이다. 다만, 군 병력의 경우에는 안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거나 열려있는 길로 안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 등 국회 관계자에 대한 통제는 강화하면서, 군 병력에 대한 출입을 허용한 것이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국회의장의 비상소집에 따라 국회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안이 의결되고 30분이 지난 후에도 군부대의 진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01시41분경, 수방사 병력이 철수했다가 다시 진입하겠다고 요청했고 경찰은 01시46분, 5분 만에 이를 허가했다.

당시 국회경비부대장은 "수방사 병력이 나갔다가 다시 국회 안쪽으로 들어온다는데, 다시 들어가는 거는 허가를 해줘야 하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경비안전계장은 "군 관련자들은 진입 조치하라"고 답했다. 당시 국회 3문 쪽에선 A 국회의원을 포함한 100여 명의 사람들이 국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밖에도 경찰은 3일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 통제를 위해 모든 출입문에 버스 차벽 설치를 지시했고 버스가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공간에도 행정 차량 배치를 지시하는 등 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 통제를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비안전계장은 "27, 34, 45, 71, 87기동대장. 아울러 현시간 각 문에 경력 배치뿐만 아니라 문앞에는 경찰버스로 차벽 설치하라"며 "차벽만으로 부족한 공간이 있을 수 있다. 영등포경찰서 행정차량까지 필요한 경우에는 지원해서 좁은 공간이라도 비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했다.

이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의원들은 "국회의장도 담을 넘어 영내로 들어올 때 군 병력은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국회로 들어온 것이 확인됐다"며 "이는 명백한 내란 공조 행위다. 단순히 수사기관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의 조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