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후폭풍' 정진석 실장·수석비서관 일괄 사의(종합)

지난 4월 총선 참패 후 두 번째…책임 피할 수 없다 판단한 듯

[자료사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령이 국회에 의해 해제되면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 등 주요 참모진이 4일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출입기자단에 "실장·수석 일괄 사의 표명"이라고 전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8시 진행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일괄 사의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간밤 비상계엄 선포로 국정이 일대 혼란에 빠지고 국가경제와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충격에 빠질 정도로 파장이 컸다. 대통령실 참모들이 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일괄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1979년 10·26 사태를 계기로 계엄령이 내려진 이후 45년 만에 선포된 계엄은 대통령실 주요 참모도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했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진 만큼 이에 대한 실망감 등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이 일제히 사의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4월 실시된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실장 등 주요 참모 전원이 사의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관섭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만 교체하고 나머지 실장 및 수석은 유임했다.

대통령실 주요 참모진이 일괄사의를 표명하면서 대통령실 업무도 사실상 멈춰 서게 됐다. 당장 비서실장을 포함한 참모진은 언론과 연락이 두절되면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배경 등에 대해서도 궁금증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김용현 국방부 장관 탄핵 및 윤 대통령 탈당 요구까지 나오고 있어 대통령실 업무 공백에 따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쯤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입법독주, 예산독주, 검사탄핵 등을 비판하면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150분 만에 본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 처리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4시 20분쯤 두 번째 담화를 통해 계엄 해제 방침을 밝히면서 계엄 선포 6시간 만에 해제됐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