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 열고 '비상계엄' 선포
브리핑 소식에 출입기자들 긴급히 청사 복귀
민주당 원색 비난하며 불가피한 조치 거듭 강조
- 정지형 기자,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이기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일 더불어민주당이 국가 운영을 마비시키려고 한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0시 20분쯤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긴급 대국민 특별담화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북한 공산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원색적인 발언을 사용하며 국정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비상계엄 선포 사유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판사를 겁박하고 다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안부 장관 탄핵, 방통위원장 탄핵, 감사원장 탄핵, 국방장관 탄핵 시도 등으로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예산 처리도 국가 본질 기능과 마약 범죄 단속, 민생 치안 유지를 위한 모든 주요 예산을 전액 삭감해 국가 본질 기능을 훼손하고 대한민국을 마약 천국, 민생 치안 공황 상태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빨간 넥타이에 정장을 입은 윤 대통령은 약 5분 40초에 걸쳐 담화문을 읽어 나갔다.
이날 특별담화는 사전 언론 공지도 없었다.
오후 10시쯤부터 윤 대통령이 긴급 브리핑을 준비 중이라는 말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돌자 출입기자들도 서둘러 청사로 향했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언론과 접촉을 차단한 채 "자세한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만 했다.
대통령실은 브리핑룸을 열지 않았고 방송을 통해서만 긴급 특별담화가 전해졌다.
기자들도 브리핑룸 앞 복도에서 방송으로 긴급 특별담화를 들으며 긴급하게 소식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됐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며 "자유 민주주의의 기반이 돼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 있다"며 비상계엄 선포에 당위성을 불어넣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이라며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을 반드시 척결"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정상적인 국가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대한민국의 영속성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며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기여를 다한다는 대외 정책 기조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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