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소상공인·자영업자 챙기며 '양극화 해소' 행보 신호탄

올해 36조 지원 이어 노쇼 등 4대 피해 보호 ↑
내수 침체 장기화 속 관건은 '소비 심리' 회복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충남 공주 고마아트센터에서 열린 ‘다시 뛰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활력 넘치는 골목상권’을 주제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전충남사진공동취재단) 2024.12.2/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핵심 과제로 내세운 '양극화 타개'를 위한 첫 민생행보로 자영업자·소상공인 챙기기에 나섰다.

내수 부진 장기화에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 돌입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한 축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전날 충남 공주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주재한 30번째 민생토론회는 양극화 타개 행보를 본격화한 신호탄이다.

전체 기업의 95%, 고용의 46%를 차지하는 소상공인과 전체 취업자 중 20%에 이르는 자영업자 사이에 활력이 돌지 않으면 양극화 타개는 요원하다는 것이 윤 대통령 인식이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활력을 찾고 신명 나게 일할 수 있어야 양극화를 타개할 수 있다"며 "정부는 전향적인 내수·소비 진작 대책을 강구해서 여러분께서 더 힘을 내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회복과 도약'을 1호 국정과제로 삼았던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직후 곧바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30조 원 이상을 지원한 바 있다.

이어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총 36조 원 규모 추가 대책을 시행하는 등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이번에 나온 대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영업을 하며 현실적으로 겪는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온오프라인 4대 피해로 꼽히는 △노쇼(no-show·예약 부도) △악성후기(리뷰) 및 댓글 △업장 내 일회용품 과태료 부과 △불법 광고 대행에 관한 보호 대책을 마련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불편해하는 사항"이라며 "4대 피해에 관해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수료를 영세 가게를 중심으로 3년간 30% 이상 줄이고, 모든 전통시장에는 0%를 적용하기로 했다.

나아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같은 민간 상권기획자를 오는 2027년까지 1000명 육성해 대전 성심당처럼 지역 자체 자원을 활용해 고유 상권을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민생토론회를 지방에서 진행한 것도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지역 자영업자·소상공인에 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뜻이 반영됐다.

다만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과 별개로 내수·소비 진작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전향적인 내수·소비 진작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지시한 데 이어 민생토론회에서는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돈을 쓸 수 있게 소비를 진작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언급은 내수 경기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소매판매가 지난 3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등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것과 맞닿아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돼 소비자들이 지갑을 계속 열지 않는다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이 강화되더라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더 근본적으로는 소비 심리를 진작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소비 심리를 억누르는 제도나 규제는 과감하게 혁파하는 게 민생을 살리고 소상공인을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