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미중일 '북러 규탄' 끌어냈다…글로벌 중추국 입지 다져

5박 8일 일정 APEC·G20 순방 일정 마무리
주요 상대국과 만나 지속 가능한 성장 제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리우데자네이루=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박 8일 일정의 중남미 순방에서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강대국과 양자·다자회담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협력에 대한 규탄을 이끌어내는 한편, 주요 상대국을 대상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제안하는 등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시작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연쇄 정상회담을 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FTA 서비스 투자 협정 조기 완료에 뜻을 모으는 등 경제 분야에서 해빙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는 중국이 이달 초 한국인에 대한 비자(사증) 면제 조치를 시작으로 양국 교류 재개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시 주석은 중국의 외교 레토릭(수사) 수준이지만 한반도 정세 완화를 희망한다고 윤 대통령의 요구에 화답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광폭 행보는 당일 오후 한미일 정상회의로 이어졌다. 3국 정상은 북러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한편, 3국 협력 사무국 설치를 명문화해 미국 신행정부 이후에도 한미일 공조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진 한미 정상회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한미 동맹에 대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다음날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윤 대통령이 복원한 셔틀 외교를 지속하고 북러 사태에 대한 양국 공조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협력체인 APEC의 기조에 맞게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협력 방안으로 수소, 원자력 등 에너지 전환을 제시하고 디지털 격차해소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다.

APEC 청년층의 역량 강화와 교류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APEC 미래번영기금' 설립을 제안하고, 사회 전반에 걸친 디지털 전환 및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협력안도 꺼내들었다.

윤 대통령의 이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입지 다지기는 주요 참석국들의 지지로 이어지며 캐나다와 페루 정상과 회담에서 북한의 규탄한다는 내용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규범 기반 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협력 중단을 촉구했다. 또 이를 위해 G20 차원의 의지 결집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세계 기아·빈곤 극복 노력에 동참하기로 하고 아프리카 식량위기 대응을 위한 1000만 달러 규모 신규 인도적 지원의 연내 실시 계획을 소개하고, 또 기후 취약국 지원을 위한 그린 ODA 확대 기조 지속 등을 통한 한국의 '녹색 사다리' 역할 수행 의지도 강조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