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칠곡할매래퍼 만나 점심…"총리 동생 보니 좋다 좋아"

세계 최고령 할매래퍼 '수니와칠공주' 정부청사 초대
세상 떠난 서무석 할머니 대신 영정과 함께 식사도

한덕수 총리와 '수니와칠공주'.(총리실 제공)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칠곡 할매래퍼 '수니와칠공주'와 정부서울청사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한 총리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일 '수니와칠공주' 어르신들을 정부서울청사로 모셨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수니와칠공주는 평균연령 83세의 세계 최고령 할매래퍼"라며 "늦은 나이에 글을 익혀 시집을 내고, 랩을 배워 뮤직비디오를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넘치는 랩으로 정부의 외교활동도 북돋아 주고, 후배 만학도들의 공부도 응원해 줬다"며 "그 마음이 감사해 '꼭 한번 보답하고 싶다'고 팬심을 전했더니, 칠곡누님들께서 '총리 동상(동생의 사투리 표현)이 일하는 곳에서 동상 얼굴 한번 보고 싶다'고 말해서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저도 물론 설렜지만, 총리실 젊은 직원들이 아침부터 '칠곡할매 오신다'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어르신들이 정말로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구나 실감했다"며 "'새벽같이 서울 올라오느라 다 같이 모여서 잤는데, TV로만 보던 총리 동상을 직접 만난다고 생각하니 밤잠을 설쳤다'고 해서 다들 웃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성껏 준비한 모자를 한분 한분 씌워드리니, 리더 박점순 할머니는 '총리도 보고 모자도 받고, 좋다 좋아~' 즉석랩을 해서 또 웃었다"고 밝혔다.

한덕수 총리가 '수니와칠공주'로부터 받은 족자.(총리실 제공)

또한 한 총리는 청사 내 국무위원 식당에서 수니와칠공주 멤버들과 함께 잡채와 나물로 구성된 점심을 함께했다. 이 반찬은 지난 10월 15일 별세한 수니와칠공주 멤버인 서무석 할머니가 좋아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별세 소식을 들었을 때, 고인이 마지막 순간까지 활달하게 함께 어울려 지내시려고 투병 사실을 숨겼다는 사연이 찡했다"며 "이날 고인은 못 왔지만, 식당에 자리 한 석을 비우고 고인이 좋아하던 찬을 준비해 영정이나마 함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 총리는 "어르신들은 8년 전 한글을 깨치면서 '세상이 디비졌다'(바뀌었다)고 했고, '죽는 날까지 랩을 하겠다'고도 했다"며 "제겐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와 닿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가난한 시대에 딸로 태어나 어머니로, 할머니로 고단하게 살아온 분들이 전 국민에게 웃음과 용기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수니와칠공주는 한 총리에게 직접 쓴 족자 한 장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족자에는 "우리는 신나고, 동상도 매일 즐거우면 좋겠네" "한덕수 총리님 덕분에 수천만 국민이 평안" 등의 글이 적혔다.

수니와칠공주는 오찬 후 총리실 직원의 안내로 청와대에서 산책을 즐기기도 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