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양극화 타개'로 방향타…서민 곁 '따뜻한 정부' 방점
소득·교육 불균형 해소 '전향적 노력' 당부
'초심' 되새기며 체감 가능한 정책 발굴 추진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용산 참모들에게 "임기 후반기에는 소득·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 반 동안 민간 주도 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하며 '경제 정상화'에 매진했다면, 남은 절반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비롯한 서민을 세심하게 챙기는 '따뜻한 정부'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성공한 정부로 남기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기 전반기에 뚜렷한 성과를 냈더라도 후반기에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민심을 얻기 힘들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역대 최고 고용율과 최저 실업률, 수출 증대 등 경제 성과가 적지 않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점을 두고 고심을 이어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소득이 높아지고 국가의 부가 늘어나더라도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어떤 정부도 성공했다고 하긴 힘들다"고 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가 이념에 경도된 경제 정책으로 실패했다고 규정한 윤 대통령은 임기 전반기 민간 주도 시장경제 체제를 되살리며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지난 7일 대국민 담화에서도 윤 대통령은 "하나하나 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면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았다"며 "이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2%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달성한 만큼 앞으로는 미시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제 미시적으로 국민들이 (경제 회복을) 보다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양극화 타개를 꺼내 든 것은 '초심'을 되새기는 차원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 회복의 온기가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고 공언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5월 취임사에서도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초심을 살리고 미진했던 부분을 더 발굴해 전향적으로 해보자는 것"이라며 "초심에 천착하는 것이 결국 민생을 살리고 정부가 목표로 했던 바를 이루는 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노동·연금·교육·의료에 저출생을 더한 '4+1 개혁'과 함께 남은 2년 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추진할 정책도 준비 중이다.
다만 정부 기조에 어긋나는 재정을 활용한 현금살포성 복지 정책을 꺼낼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전반기 정상화된 경제 기초 위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전향적인 정책적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후반기 중요한 국정과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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