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양극화 타개'로 방향타…서민 곁 '따뜻한 정부' 방점

소득·교육 불균형 해소 '전향적 노력' 당부
'초심' 되새기며 체감 가능한 정책 발굴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용산 참모들에게 "임기 후반기에는 소득·교육 불균형 등 양극화를 타개하기 위한 전향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년 반 동안 민간 주도 시장경제 체제를 구축하며 '경제 정상화'에 매진했다면, 남은 절반은 사회·경제적 약자를 비롯한 서민을 세심하게 챙기는 '따뜻한 정부'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성공한 정부로 남기 위해서는 양극화 해소가 필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임기 전반기에 뚜렷한 성과를 냈더라도 후반기에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민심을 얻기 힘들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역대 최고 고용율과 최저 실업률, 수출 증대 등 경제 성과가 적지 않지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점을 두고 고심을 이어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소득이 높아지고 국가의 부가 늘어나더라도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어떤 정부도 성공했다고 하긴 힘들다"고 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가 이념에 경도된 경제 정책으로 실패했다고 규정한 윤 대통령은 임기 전반기 민간 주도 시장경제 체제를 되살리며 글로벌 복합위기에 대응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지난 7일 대국민 담화에서도 윤 대통령은 "하나하나 잘못된 점을 바로잡으면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쏟았다"며 "이제 경제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2%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성과를 달성한 만큼 앞으로는 미시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겠다는 게 윤 대통령의 인식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제 미시적으로 국민들이 (경제 회복을) 보다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를 시작하는 시점에 양극화 타개를 꺼내 든 것은 '초심'을 되새기는 차원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 회복의 온기가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따뜻한 정부'가 되겠다고 공언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5월 취임사에서도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초심을 살리고 미진했던 부분을 더 발굴해 전향적으로 해보자는 것"이라며 "초심에 천착하는 것이 결국 민생을 살리고 정부가 목표로 했던 바를 이루는 길"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노동·연금·교육·의료에 저출생을 더한 '4+1 개혁'과 함께 남은 2년 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추진할 정책도 준비 중이다.

다만 정부 기조에 어긋나는 재정을 활용한 현금살포성 복지 정책을 꺼낼 가능성은 낮다고 한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전반기 정상화된 경제 기초 위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전향적인 정책적 노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후반기 중요한 국정과제"라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