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제 처 악마화, 특검은 정치선동"…사과 했지만 의혹은 반박(종합)

시간 분야 제한 없이 2시간 4분 동안 26개 질문 받아
'여론조작·공천개입·창원산단' 명태균 의혹 전면 부인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7/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이비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등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허리를 90도 가까이 깊이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여론조작·공천개입·창원산단 등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야권의 공세에 강하게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대국민 담화에서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며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2시간 5분 동안 윤 대통령 부부 관련 정치권에서 제기된 주요 의혹 등에 대해 26개의 질문에 답하며 직접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회견에서 "(저와 제 아내가) 더 신중하게 매사에 처신해야 하는데 국민들한테 걱정 끼쳐드린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다만 '제 처를 악마화시켰다' '명 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며 적극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에 대해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좀 도와서 선거도 잘 치르고 국정도 남들한테 욕 안 먹고 원만하게 잘하게 바라는 일들을 국정농단이라고 하면 그건 국어사전을 정리해야 될 것 같다"며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제 처를 많이 악마화시킨 거는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대외 활동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좋아하면 하고 국민들이 싫다고 하면 안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외교 관례상, 국익활동상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중단했고, 앞으로도 이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명 씨와의 통화 녹음에 대해서도 "명 씨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고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비공개 여론조사 보고 의혹에 대해서는 "명 씨한테 여론조사를 해달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며 "여론조사가 잘 나왔기 때문에 조작할 이유도 없고, 잘 안 나오더라도 조작한다는 거는 인생을 살면서 그런 일을 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공천 개입이라는 것의 정의도 따져봐야 한다"며 "당에서도 공관위와 최고위에서 딱딱 찍어서 전략공천으로 마무리를 다 지은 것 같다"고 부인했다. 창원 산단 의혹에 대해선 "사실과 다른 일은 인정할 수 없고 모략"이라며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범야권이 오는 14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정치선동"이라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삼권분립체계에 명백히 위반된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데 대해 "변화와 쇄신과 더 유능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겠다"면서도 "수치라는 게 다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축구선수나 야구선수가 전광판 보고 운동하면 되겠나, 공만 보고 뛰고 공만 보고 때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선거 때부터 계속했다"며 "그런 제 마음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지지율 하락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윤-한 갈등 논란에 관해서도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면 그런 문제는 선공후사이기 때문에 풀어가는 것"이라며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일을 열심히 같이 하다보면 관계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