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대통령실 "한미동맹 탄탄"…외교정책 수정은 불가피
윤, 트럼프 측과 접점 늘려와…방위비·북한 등 난제 수두룩
"워싱턴 신행정부와 완벽한 한미 안보태세 구축해 나갈 것"
- 김정률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미국 대선 결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미동맹 강화를 주축으로 한미일 3국 협력을 통해 강한 대북 억지력을 강조해 왔지만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면 기존 한미 외교 정책도 일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은 최근 들어 미국 조야와 접촉점을 늘리면서 대응책을 준비해 온 만큼 트럼프 행정부 재출범 이후에도 한미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우리 안보가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워싱턴 신행정부와 완벽한 한미 안보 태세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조야의 지지 기반은 탄탄하다"며 "각종 이슈에 따른 이런저런 가능성에도 대비해 왔다"고 전했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2일 청와대에서 트럼프 후보의 측근 빌 해거티(테네시·공화당) 상원의원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최측근인 크리스 쿤스(델라웨어·민주당) 의원 등 미국 상원의원 방한단과 부부 동반 만찬을 진행한 바 있다. 해거티 의원은 트럼프 후보 당선 시 국무장관 물망에 오르는 인물이다.
해거티 의원은 만찬 당시 자신은 "한미동맹의 강력한 지지자"라며 "양국 관계를 위해 언제든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외교 라인에서도 조현동 주미대사는 2017년 당시 외교부 기조실장으로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한국 정부의 네트워크 구성을 주도했다. 조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차기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거론되는 비벡 마라스 전 후보와 면담을 하기도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지난 9월 국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났다.
대통령실이 이같이 대선 전에 트럼프 후보 측과 연을 맺은 것은 2016년 미 대선 결과 국내 예상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와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애를 태운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 실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한미 관계는 변화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달 16일 "한국에 4만 2000명의 미군이 있지만 그들(한국인들)은 돈을 내지 않는다"며 "나는 그들에게 돈을 내게 했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협상을 맡으면서 돈을 내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부유한 나라인 만큼 돈을 내도록 하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 이용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방위비분담금 재협상을 시사한 발언이다. 대통령실은 현 바이든 행정부와 협상을 마친 만큼 일단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미 간에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완료해 둔 상태"라며 "우선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노력을 다해서 한미 간 현재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양국 간 합의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미국 대선 결과가 어떻게 됐든 간에 우리가 충분히 협의한 결과로써 기준점을 제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 문제 역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지지 이후 영·네덜란드 등 지지가 확산하고 있다.
이에 연장선으로 8·15 통일 독트린 발표 이후 미·일·뉴질랜드·아세안 등 국제사회의 공감대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는 집권 1기 시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회담을 하는 등 친분을 강조한 바 있다.
대선 유세 기간에도 트럼프 후보는 "(북한에) 많은 핵무기가 있지만 우리는 잘 지냈고 여러분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누구도 그 이후로는 위협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평소에 트럼프 후보가 김정은이라는 지도자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 얘기한 견해와 실제로 선거 결과 이후에 공식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내용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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