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정 동력 상실 위기…대국민담화 등판 앞당겼다
당초 이달 말 예상…어제 오후 늦게 일정 공지
각종 의혹에 국정 지지율 바닥 치자 결단 내린듯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주 대국민 담화와 함께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윤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간 통화 녹음 공개 이후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는 등 여파가 계속되면서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7일 오전 10시 대통령실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윤 대통령이 언론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지난 8월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지난번과 유사하게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로 메시지를 전한 뒤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들에게 지난 성과를 보고드리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관해 설명해 드릴 예정"이라며 "일문일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을 소상히 설명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당초 대국민 소통 자리는 이달 말쯤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당장 미국 대선이 현지시간으로 이날 치러지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잡혀 있어 물리적으로 가능한 시점이 이달 말 이외에는 마땅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 참모들도 기자회견을 비롯해 국민과 대화, 타운홀 미팅 등 대국민 소통 형식은 미정이라면서도 시기는 이달 말로 보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대통령실은 이날과 이튿날인 6일 각각 성태윤 정책실장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임기 전반기 국정 운영 성과에 관해 브리핑할 예정이라고만 했을 뿐 다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시기를 이번 주로 앞당긴 것은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민심이 정부 출범 후 최악 상태로 나빠진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지속해서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일부 조사에서는 이미 10%대로 추락한 상태다.
특히 전날 국회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11년간 이어진 관례를 깨면서까지 국무총리 대독으로 진행하면서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여당 내부에서도 커지던 참이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역시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가 통화한 녹음 파일이 공개된 후 이어오던 침묵을 깨고 △대통령 사과 △참모진 전면 개편 △김건희 대외활동 중단 등을 용산에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올렸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과 수석비서관회의, 총리 주례회동에서 잇달아 노동·교육·연금·의료 등 4대 개혁 과제 완수 의지를 표하며 정면돌파를 시도했지만 여론을 돌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지금 민심을 달래지 않고 시기를 놓칠 경우 남은 하반기 국정 동력 확보에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권에서도 명 씨와 김 여사를 비롯해 윤 대통령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직접 해소할 길은 대통령 본인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이 확정돼 언론에 공지된 때는 전날 오후 10시에 가까운 늦은 시간대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왕이면 순방 전 국민께 말씀드리는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는 참모진 의견을 대통령이 받아들여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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