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음성파일 있나…민주 'NCND' vs 국힘 "40부작 드라마냐"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탈표 계산, 대통령 지지율 등 종합 고려할 듯
추경호 "빨리 공개하라…흥행 겨냥할 부분 아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녹취록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4.10.3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가 녹취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응 태도와 여론의 추이를 보며 전략적으로 공개 시점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4일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명 씨가 윤 대통령 취임 전날인 지난 2022년 5월 9일 통화한 녹음 내용을 지난달 31일 공개했다. 민주당은 이 통화 녹음을 통해 '윤 대통령이 대선 경선 이후 명 씨와 연락하지 않았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은 거짓임이 드러났으며,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녹음 관련) 자료는 많이 있다"며 "김건희 육성이 있느냐고 했는데,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주당이 녹음을 입수한 것이 있으면 빨리 공개하시라"며 "무슨 40부작 드라마도 아니고 흥행을 겨냥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공개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해명과 국민의힘의 대응을 지켜보며 추가 공개할 내용과 시점을 결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최우선 과제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김 여사 특검법 추진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미 두 차례나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했지만 재표결 문턱을 넘지 못해 불발됐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처리를 벼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가정하면, 재표결 정족수 200표를 넘어야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 될 수 있다.

현재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데다, 국민의힘 내부는 친윤계·친한계의 계파 싸움 중이다. 여권이 분열된다면, 민주당이 반사 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갈수록 하락세다. 민주당은 지지율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고 탄핵 여론 또는 국민의힘 내 이탈표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주말 사이에도 추가로 (녹음 제보가) 들어왔다"며 "지금 계속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냥 듣는 것이 분석이 아니라 듣고 거기에 나오는 표현들, 인물명이라든가 상황에 대한 것들, 그리고 또 녹음된 시점하고 다 비교해서 당시에 이루어질 만한 대화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그걸 어떻게 검증 안 하고 내놓냐. 공당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도 기다리고 있다"며 "녹취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하나하나 열어볼 때마다 긴장하고 한편으론 궁금해하는 시간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