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명태균 통화 문제 없다"…이재명 1심까지 '제갈길'

"법적·상식적 문제 내용 없어…이재명 방탄용일 뿐" 역공
윤, 이달 말 대국민 소통…이르면 이번주 제2부속실 출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 파문에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추가 녹음 파일을 공개하더라도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통화 녹음을 공개한 지 나흘째인 3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통화 내용에 '법 위반 사항이 없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대응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2022년 6월 보궐선거 김영선 전 국민의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입증할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으로 규정하고, 윤 대통령을 향한 탄핵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명 씨와 통화 당시 윤 대통령은 민간인인 당선인 신분이었기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에 해당하지 않으며, 명 씨에게 공천을 언급한 것도 덕담 차원이라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도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화 내용은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가 될 게 없는 내용"이라며 "윤 대통령은 취임 전후에 공천 개입, 선거 개입과 같은 불법 행위를 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동시에 민주당을 향해 역공을 펴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11월 15일)과 위증 교사 사건(11월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대여 공세 차원에서 녹음을 공개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이 녹음을 공개한 이후 탄핵, 하야 등을 공공연하게 거론하는 것을 두고도 대통령실에서는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 녹음은 윤 대통령이 공천에 영향력을 미쳤다는 증거가 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이를 알면서도 국민들 판단에 맡기겠다는 식으로 모호하게 주장하고 여론재판으로 흘러가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의 여론전에 흔들리지 않고, 강경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통화 녹음 조작설도 제기되고 있다. 공개된 녹취 내용이 크게 3구간으로 편집조작됐고, 이를 가리기 위해 인위적으로 배경잡음이 추가됐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사를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향후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육성이 담긴 추가 녹음을 공개하더라도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 씨에 대해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라며 "선을 넘은 허위 뉴스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포함해 엄정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국 대선(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5~16일), 주요 20개국(G20) 회의(18~19일) 등 주요 외교 일정을 마친 이달 말쯤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기자회견 또는 국민과의 대화, 대국민 담화 등 방식 등이 다양하게 검토 중이며,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이후 여론을 살펴 입장이나 일정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명 씨 논란과 함께 김건희 여사 문제도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김 여사의 일정과 메시지 등을 관리할 제2부속실은 이르면 이번 주 7~8명 규모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