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국면전환용 인사 안 한다"…'김건희 사과' 지금은 아니다

"임기 반환점, 보여주기식 인사 안해…인사 요인 발생할 때 할 것"
"김 여사 사과, 외부 압력으로 이뤄지는 인상주면 더 비판받을수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2023.08.15.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다음달 10일)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의 사과와 인적쇄신 등에 대해 대통령실은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대 리스크로 부상한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해야 꽉 막힌 정국을 돌파할 수 있다는 여권내 의견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고려에서 한발 벗어나 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0일 뉴스1과 통화에서 "임기 반환점을 맞아서 보여주기식 국면 전환용 인사는 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며 "인사는 인사 요인이 발생했을 때 적임자를 찾아서 인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김 여사 라인 경질과 일부 당내 인사들이 요구하는 국면 전환용 인적 쇄신에 대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최근 여권의 기류와 차이가 있다. 대통령실과 여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아 개각과 대통령실 참모 개편을 통해 인적 쇄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임기 2년을 넘긴 이상민 행정안전부·이주호 교육부·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됐고, 대통령실 정무라인 교체 가능성도 언급됐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 가능성에 대해 "기능적으로 필요한 인재 배치와 적합한 인물을 고민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사과에 대해서도 당장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직접 사과, 서면 사과,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김 여사가 배석하는 방식 등이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으나,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증교사 사건의 1심 선고(11월 15일, 25일)를 보고 대응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의 사과 문제는 타이밍을 잡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사과는 한 번에 명확하게 끝내야 그 의미가 있는데, 현재는 계속해서 새로운 이슈가 발생하고 있어 사과를 하더라도 그 의미가 퇴색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또한 "만약 사과가 외부의 압력에 의해 이뤄지는 듯한 인상을 주면, 오히려 정치적으로 더 많은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가 모든 대외 활동을 중단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김 여사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데다 여야를 막론한 비판에 직면해, 대외 활동에 대한 의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 간 공감대가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당의 활동 중단 요구를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친인척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과 관련해서는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으로 당내에서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 주류에서도 김 여사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김 여사 리스크 해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에 이어 친윤(윤석열)계에서도 임기 반환점을 맞아 김 여사 문제 해결을 포함한 국정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5선), 박형준 부산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중진들도 최근 대통령실을 향해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그 배경에는 최근 여론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강혜경 씨의 폭로전에 이어, 김 여사가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와의 통화에서 명품 가방 수수 등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는 전언이 나오면서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