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특감' 넘고 '이재명 특검' 건너고…尹 '민생 보고 간다'
"4대 개혁이 곧 민생" 재확인…김 여사 관련 "돌 던져도 맞고 간다"
대통령실 "지지율 하락은 내부 분열 탓…갈등 해소되면 회복" 기대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 의혹에 관한 여야의 공격 속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개혁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28일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내각과 비서실에 "4대 개혁 추진이 곧 민생"이라며 "연금, 의료, 교육, 노동 4대 개혁 추진에 박차를 가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동 직후 나온 발언과 궤를 같이 한다. 회동 다음 날인 지난 22일 윤 대통령은 부산 범어사를 찾아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김 여사를 향한 비토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도 자신의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근 정치 지형은 대통령실에 불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한 대표는 여당 내 야당 전략을 쓰며 연일 대통령실을 압박하고 있고, 범야권은 여권 분열을 틈타 김 여사 특검법을 관철하려는 구상이다.
한 대표는 전날 '면접x국민의힘,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 행사에서 "제가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개인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당 대표로서 맞는 길,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이견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처한 정부·여당이 살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과의 이견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대통령실 인적 쇄신·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의혹 규명 절차 협조 등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거듭해왔다.
최근에는 한 대표가 대통령 배우자 등 친인척의 비위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후보를 조건 없이 추천하겠다고 하자,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가 이를 "월권"이라고 반발하면서 내부 갈등이 격화됐다.
여권 내부의 분열상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을 틈타 범야권은 대통령 탄핵을 공공연하게 거론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2일 시민단체 '촛불행동'과 연대해 '김건희 국정농단 범국민 규탄대회'를 개최한다. 또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수용하는 것만이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했다.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카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탄핵을 더욱 노골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조국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을 향해 돌을 던지고 동시에 정권 종식 이후를 준비하겠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이 거대야당에 맞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려면 국민들의 지지가 필수적이지만,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25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는 20%로 6주 만에 또다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24.6%로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당과 야당에 대한 불만의 기류가 상당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여론을 주의 깊게 보고 듣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영부인 문제가 국정감사의 주요 논점이 되고 있고, 일부 언론이 사실 확인 없이 (부정확한 정보에 의존해) 보도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여당에 대해서도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을 잘못했다"고 짚었다.
대통령실은 최근 지지율 하락과 김 여사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여당 내부 분열과 야권의 악의적인 프레임을 지목하고 있다. 김 여사 문제는 권력형 비리가 아니라, 야권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조작한 것이며, 영부인의 활동을 전면 중단하라는 한 대표의 요구는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대통령실은 이런 이유로 여권 내 갈등이 해소되면 지지율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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