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한파 겪은 콘크리트 집토끼도…윤 지지율 20% 아슬 [여론풍향계]
TK·보수층·70대 이상서 총선 후 20%p 이상 하락
김 여사 문제 싸늘…"상설특검 등 강력 조치 필요"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다. 총선 이후 반년 넘게 20%대를 기록 중이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당정 갈등, 여당 내 분열이 겹치면서 정권 전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25일 발표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률은 2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 비율은 70%로 취임 후 최고치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노태우 대통령(취임 3년차 2분기, 18%)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3월까지만 해도 30%대 중반을 유지했으나, 총선 직후 첫 조사에서 23%(4월 3주)를 기록한 뒤 10월 4주차까지 7개월 동안 단 한 번도 30%를 넘지 못했다. 임기 반환점을 돌지 않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장기간 20%대에 머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낮은 지지율이 정권 후반기 국정 운영 동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핵심 지지층 이탈 움직임이 뚜렷하다. 총선 직전인 3월 4주차 갤럽 조사와 비교해 10월 4주차 대구·경북(TK) 지역 대통령 지지율은 49%에서 26%로, 보수층은 65%에서 40%로, 70대 이상은 65%에서 41%로 모두 2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정권의 가장 큰 뇌관으로 떠오른 김 여사 문제에 대통령실이 여당의 쇄신 요구를 거부하고 방어 전략에 집중하면서 보수층의 이탈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을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 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 이후에도 특별감찰관 임명 및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별개로 추진, 김 여사 라인 경질,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등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 여사 문제를 인정하는 순간 정권이 흔들릴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우려가 깔려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 시킨 경험이 있는 거대야당이 윤석열 정부의 가장 약한 고리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최근 야권과 언론의 공세를 보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촉발한 최순실 사태가 연상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회동에서 한 대표가 제기한 △인적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후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하면서 당정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계속해서 대통령실과 각을 세운다면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두 개의 야당'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여 나가겠다"며 민생과 개혁 과제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외교, 긴축재정 등) 윤 대통령의 성과들이 김 여사 때문에 하나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특별감찰관 외에 상설 특검이나 김 여사 특검법 수용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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