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한파 겪은 콘크리트 집토끼도…윤 지지율 20% 아슬 [여론풍향계]

TK·보수층·70대 이상서 총선 후 20%p 이상 하락
김 여사 문제 싸늘…"상설특검 등 강력 조치 필요"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에 관한 긍정 평가는 20%로 2%p(포인트)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1%p(포인트) 오른 70%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임기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다. 총선 이후 반년 넘게 20%대를 기록 중이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 당정 갈등, 여당 내 분열이 겹치면서 정권 전반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25일 발표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률은 2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 비율은 70%로 취임 후 최고치였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노태우 대통령(취임 3년차 2분기, 18%)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올해 3월까지만 해도 30%대 중반을 유지했으나, 총선 직후 첫 조사에서 23%(4월 3주)를 기록한 뒤 10월 4주차까지 7개월 동안 단 한 번도 30%를 넘지 못했다. 임기 반환점을 돌지 않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장기간 20%대에 머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낮은 지지율이 정권 후반기 국정 운영 동력을 심각하게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핵심 지지층 이탈 움직임이 뚜렷하다. 총선 직전인 3월 4주차 갤럽 조사와 비교해 10월 4주차 대구·경북(TK) 지역 대통령 지지율은 49%에서 26%로, 보수층은 65%에서 40%로, 70대 이상은 65%에서 41%로 모두 2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정권의 가장 큰 뇌관으로 떠오른 김 여사 문제에 대통령실이 여당의 쇄신 요구를 거부하고 방어 전략에 집중하면서 보수층의 이탈을 불러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여전히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을 야당의 정치적 공세로 보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회동 이후에도 특별감찰관 임명 및 북한인권재단 이사와 별개로 추진, 김 여사 라인 경질,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등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는 김 여사 문제를 인정하는 순간 정권이 흔들릴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우려가 깔려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 시킨 경험이 있는 거대야당이 윤석열 정부의 가장 약한 고리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최근 야권과 언론의 공세를 보면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촉발한 최순실 사태가 연상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회동에서 한 대표가 제기한 △인적쇄신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후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하면서 당정 관계가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한 대표가 계속해서 대통령실과 각을 세운다면 윤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 '두 개의 야당'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국민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여 나가겠다"며 민생과 개혁 과제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대통령의 지지율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외교, 긴축재정 등) 윤 대통령의 성과들이 김 여사 때문에 하나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특별감찰관 외에 상설 특검이나 김 여사 특검법 수용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다문화가정 어린이들과 함께 한가위 명절 인사를 전했다고 대통령실이 13일 밝혔다. 이번 한가위 영상은 지난 8일 대통령실 자유홀에서 1시간에 걸쳐 촬영됐다. (대통령실 제공) 2024.9.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