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예산안 시정연설마저 건너뛰나…대통령실 "국회 상황 봐야"
여야 극한 대립에 취임 후 첫 총리 대독 가능성
"무한정쟁·정치공세로 국감 본연 취지 퇴색해"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25일 윤석열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설지에 관해 "국회 상황을 봐야 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 상황'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더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예산안 시정연설과 관련해 여야가 극심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연설을 하기보다 한덕수 국무총리 대독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에도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이 불참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 부부를 겨냥해 '살인자'라고 발언한 것 등을 문제 삼으며 국회 정상화가 먼저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같은 이유로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연결고리로 특검법, 나아가 탄핵 공세까지 펴고 있어 여야 극한 대립은 더 악화한 상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를 두고도 "국민을 위한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기대했는데 무한 정쟁과 정치 공세로 국정감사 본연의 취지가 퇴색해 안타깝다"며 "남은 기간이라도 민생 국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2023년도 예산안과 2024년도 예산안 모두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이 만약 이번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때부터 정착된 관행이 깨지게 된다.
박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국회에서 직접 시정연설을 해 왔다.
이명박 정부까지만 해도 취임 첫해에만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하고 이듬해부터는 총리가 대독하는 방식이 관행이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매년 시정연설을 하면서 새 관행이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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