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윤 발언 각색" 용산 "야당에 집중하라"…빈손면담 연장전

대통령실 "하루하루 데시벨 올리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김여사 동행명령 상황서 이재명 회담 제안 수용" 불만

[자료사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대통령실은 23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내부 문제보다는 외부 문제에 더 집중할 때"라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 이후 확전 분위기로 가는 당정 관계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금은 야당과 중요한 국정감사 상황에서 내부보다는 야당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일부 친한계 인사들을 만나 대통령의 발언이 각색됐다는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 "하루하루 (공세) 데시벨을 올리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 21명을 비롯해 총 22명의 친한계 인사들과 만찬 회동을 했다.

당 안팎에서는 한 대표의 이런 행보가 면담 당일 저녁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 만난 데 대한 반발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처리를 앞두고 당내 친한계 세를 과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찬에 참석한 조경태 의원은 "향후 정국에 대한 엄중함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시 이탈표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면담 이후 한 대표에 대한 불만 이어지고 있다. 직사각형 테이블, 윤 대통령이 면담이 예정된 시각보다 20여 분 늦게 도착한 데 대한 친한계의 불만에 대해서는 면담보다는 형식에 얽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면담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 제안을 받아들인 데 대해 시점상 문제가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시각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담에 대해 "여야 간 소통을 잘 해서 국회를 정상화하길 바란다"며 "다만, 어제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여야 회담은 좋지만 하필이면 민주당이 헌정사상 처음 대통령 부인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상황에 이 대표의 회담 제안 3시간 만에 수용한 시점이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추 원내대표 등 당 차원에서 민주당에 금도를 넘은 정치쇼라고 하는 등 대통령실과 함께 야당의 공세에 대응했지만 한 대표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이 한 대표의 이른바 김 여사에 대한 3대 요구와 맞물려 대통령실로서는 더욱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