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김여사 특검법 이탈표 걱정"…윤 "돌아서도 방법 없어"
윤 대통령 "그러나 우리 당 의원들 믿어"…찬성 있겠냔 취지
대통령실 "여야 대표 회담 성사 환영…발표 시점은 의아해"
- 김정률 기자,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탈표 증가 가능성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통화에서 전날 면담에서 한 대표가 "그동안 수십 명을 설득해서 (특검법 통과를) 막았는데 여론이 자꾸 악화되면 이게 잘못될까 봐 걱정이 된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4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김 여사 특검법을 국회 본회의 상정한 데 대해 김 여사 문제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해법이 필요하다면서도 민주당이 전횡할 수 있는 내용의 특검법이 통과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당시 여당 내부에서 발생한 이탈표는 4표다. 한 대표의 이런 발언 김 여사에 대한 3대 요구 등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특검법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김 여사 특검법을 세 번째로 발의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우리 당 의원들이 지금까지 잘 막아줘서 고맙다"면서도 "만약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입장을 취하게 된다면 그런 나로서도 방법이 없지 않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나는 우리 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위헌 법안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이 있겠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 제안을 수용한 데 대해 "여야간 소통을 잘 해서 국회를 정상화시키길 바란다"며 "다만, 어제 발표 시점에 대해서는 의아해하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여야 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회담 발표 시점을 지적한 것이다.
회담 당일인 21일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헌정사상 첫 대통령 부인 동행명령장을 국회가 발부했다. 대통령실로서는 여야 회담이 성사되는 것은 환영하지만 시점이 다소 부적절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동행명령장 발부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윤 대통령과 면담 4시간 전에 이 대표의 제안을 수락했다.
앞서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민주당에 불리한 증인을 철저히 제외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증인을 취사선택해 김 여사 관련 증인·참고인만 100여 명"이라며 "동행명령장까지 발부한 건 대통령 부인에게 망신을 주고 국정감사를 진흙탕으로 몰어넣는 구태 정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jrki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