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오늘 한동훈과 면담…'김건희 문제' 두고 당정 분수령

오후 4시 30분 대통령실서 정진석 배석 차담 형식
'3대 요구' 수용 관건…결과에 당정 무게 추 달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이비슬 박소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당정관계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면담을 진행한다.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두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가시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두 사람이 도출할 결과에 따라 당정관계에 있어 무게 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면담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다.

면담은 한 대표가 지난달 말 윤 대통령 독대를 요청한 지 약 한 달 만에 성사됐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배석하면서 한 대표가 요구한 독대가 아닌 '삼자 차담' 형태로 열리게 됐다. 윤-한 외 정 실장이 자리한 것은 면담 이후 혹시 모를 진실 공방이 발생할 여지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지난 7월 말 윤-한 비공개 회동 때도 정 실장이 배석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우리는 듣는 입장"이라면서도 휴일인 전날 면담을 위한 막바지 준비에 매진하는 모습이었다.

대통령실은 정 실장 주재로 오후 3시부터 1시간가량 수석실별 참모진 회의를 진행한 뒤 이어진 별도 소인수 회의에서 남은 현안과 함께 면담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도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며 면담 준비 상황을 비롯한 주요 현안을 보고받으며 휴일을 보냈다고 한다.

대통령실은 하루 전까지도 면담에 관한 언급을 자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당 대표와 면담에서 직접 말씀하실 것"이라며 "그 전에 참모들이 입을 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면담 사진 촬영이나 언론 브리핑 실시 여부 등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며 당과 상의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당에서는 한 대표가 면담이 끝난 후 직접 브리핑에 나서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의제에 제한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치권에서는 면담 테이블 위에 김 여사 문제가 핵심 의제로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한 대표도 이미 지난 10·16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곧바로 대통령실을 향해 △인적 쇄신 △대외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한 상태다.

한 대표는 면담에서 이에 대한 답변을 윤 대통령에게 다시 강조하며 '영부인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전향적 태도 변화를 촉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여사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검찰 수사에서 불기소 처분으로 결론이 났지만 김대남 전 행정관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서 촉발된 국정 개입 의혹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대표로서는 김 여사 문제가 야당에 특검과 탄핵의 빌미가 되는 등 여권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윤 대통령에게 과감한 결단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 대표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줄 경우 당정관계에서 주도권을 당 대표에게 넘겨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임기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여소야대에 더해 여당 앞에서도 정치적 입지가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이미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소위 여사 라인으로 분류되는 7인방을 겨냥해 요구한 인적 쇄신은 대통령 인사권을 침해한 요구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여권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조언하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지만 공개적으로 누구를 자르라는 식으로 대통령에게 말하는 당 대표는 과거에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윤 대통령이 막바지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인 제2부속실을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고 언급하는 선에서 매듭을 지으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윤 대통령이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용산을 향한 한 대표의 비판 수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추경호 원내대표가 전날 "면담 이후 국민들께서 우려하는 당정 모습이 아닌 당정이 하나 되는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