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비선 논란에 거듭 선 그어…재보궐에 달린 윤-한 관계

명태균-김건희 대화 후폭풍…"용산 의사결정 정상"
선거 패배 시 친한계발 '용산 책임론' 공세 경계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하반기 재·보궐선거일인 16일 서울 용산공예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이날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16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김건희 여사와 나눈 대화 내용이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 비선 라인은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10·16 재보궐선거에서 자칫 패할 경우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용산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어 선거 결과에 윤-한 관계 향방이 달린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지금 용산의 의사결정 과정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안에 관해 이런저런 의견이 나오는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권자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을 해 나가고 있다"며 "의사결정 체계는 공식 라인을 통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명 씨가 과거 김 여사와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이른바 비선 논란이 꺼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이 즉각 해당 문자는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라며 선을 그었으나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 친한계에서도 해명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중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명 씨와 대화하며 언급한 '오빠'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 친오빠라는 해명도 내놨다.

여권에 따르면 해당 대화는 윤 대통령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시작하기 전인 시기에 먼저 접근해 온 명 씨에게 김 여사 오빠가 '사기꾼'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김 여사 입장으로서는 한 명이라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는 고사하고 입당도 하기 전에 사적으로 나눈 대화"라며 "국정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들"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비선 논란이 이날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로 더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실 해명에도 거듭 용산을 향해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고, 이번 선거에서 질 경우 책임을 용산으로 돌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한 대표가 재보궐선거 유세 시기에 반복해서 화살을 용산으로 돌린 것을 두고 패배할 경우를 대비한 행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 금정에서 더불어민주당에 구청장 자리를 내줄 경우 한 대표 리더십에도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통령실이 과거처럼 선거는 당에서 치르는 것이라며 이번 재보궐선거에 거리를 두면서도 결과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은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당장 선거가 끝나고 다음 주 초에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면담이 잡혀 있어 영부인 리스크 등을 둘러싼 또 한 차례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유리한 어젠다(의제)를 제시해야 하는데 김 여사 이슈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용산 책임론도 결국에는 당내 의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린 것"이라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