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원들 '규정위반' 투잡 뛰며 부수입 챙겼다…‘6년간 38억'

이정문 의원 "본연 연구활동 뒷전 되지 않도록 관리감독 필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2023.11.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소관 정부출연연구기관(경사연 및 출연연) 소속 연구원들이 대외활동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부수입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사연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8월까지 경사연 및 출연연 총 27곳의 소속 연구원들이 '대외활동 규정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는 총 3335건으로 집계됐다.

대외활동 규정 위반은 신고를 지연하거나 아예 신고하지 않아 규정을 위반한 대외활동으로, 5년 8개월간 이런 식으로 연구원들이 얻은 부수입은 38억 5068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사연 및 출연연은 외부 강의나 정책 자문 등 대외활동을 할 때 2~5일 이내 신고하고, 필요한 신고서 제출 및 승인 절차를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관 중에서 한국노동연구원의 대외활동 위반 액수와 건수가 8억 3166만 원, 567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소속 연구원들도 각각 7억 3046만 원(201건), 6억 97만 원(82건), 1억 5016만원(45건)의 부수입을 얻었다.

(이정문 의원실 제공)

출연연 26곳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경사연의 소속 연구원들도 1115만원에 달하는 대외활동에 대한 미신고 및 지연 신고 행위가 적발됐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A 선임연구위원은 경사연에서 주최하는 국책연구기관 발전 전략 회의에 5차례 자문역으로 참석하면서 회당 20만 원씩 받은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경고 처분을 받았다.

통일연구원의 B 연구위원과 C 선임연구위원은 각각 한양대와 서울시립대에 한 학기 출강하는 대가로 480만 원, 180만 원을 받았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B 연구위원은 주의, C 선임연구위원은 견책 처분을 받았다.

한국교육개발원의 D 부연구위원대우는 승인받지 않은 채 2년에 걸쳐 학원 교사를 겸직하면서 738만 원을 받은 사실이 적발됐고, 경고 처분을 받았다.

이정문 의원은 "과도한 급여 외 수입을 추구하는 대외활동은 소속 기관의 연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국책연구기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대외활동 시 직무 연관성을 세밀하게 살펴보고 본연의 연구 활동이 뒷전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