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거취 고민해야"…대통령실 내부서 비판 목소리
연봉 3억 서울보증 상근감사직 부적절 지적
'한동훈 공격 사주' 논란에 정치적 부담 커져
- 정지형 기자,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한상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공격 사주' 논란을 촉발한 김대남 전 행정관을 향해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직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통령실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4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 통화에서 "서울보증보험 인사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자리를 유지하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스로 결단할 문제"라면서도 "본인의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통화에서 "본인이 탈당했고 잘못했다고 사과했으니 스스로가 거취를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른바 한동훈 공격 사주 논란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당초 김 전 행정관 논란이 터지자 전직 행정관이 저지른 일탈적 행위라며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김 전 행정관과 전혀 친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정도였다.
한 대표가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지시했을 때도 대통령실은 실무급 행정관의 과장되고 일방적인 주장에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기류도 없지 않았다.
이전과 달리 대통령실 일각에서 김 전 행정관 거취 문제까지 언급이 나온 것은 공격 사주 논란이 정치적 부담으로 계속 작용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한 대표를 공격할 경우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미 독대 불발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냉랭한 관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윤한 갈등을 증폭시킬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나아가 김 전 행정관의 통화 녹취는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한 것 같은 인상을 주면서 여권 분열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덩달아 나왔다.
대통령실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또한 김 전 행정관이 연봉 3억 원의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가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대통령실에서 거취 정리 요구가 나온 배경으로 꼽힌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으나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현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한 뒤 지난 8월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선임됐다.
관련 이력이 전혀 없는 김 전 행정관이 정부 투자기관 감사 자리로 가게 된 것은 대통령실 입김이 작용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SGI서울보증은 민간 금융회사이긴 하지만 준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3.85%를 갖고 있다.
한편 김 전 행정관은 대통령실에서 재직할 당시에도 비서관 사칭 문제로 공직기강비서관실 감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해 2월 새로 시민소통비서관이 온 뒤에도 비서관 직무대리 명함을 계속 들고 행사 축사 등을 다녔다"며 "감찰 착수 얘기를 듣고 어차피 총선에 나갈 생각이니 지난해 10월 사직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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