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남 거취 고민해야"…대통령실 내부서 비판 목소리

연봉 3억 서울보증 상근감사직 부적절 지적
'한동훈 공격 사주' 논란에 정치적 부담 커져

김대남 대통령실 행정관이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학교안전공제중앙회 창립 16주년 기념 '학교안전 대국민 홍보 캠페인 및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3.9.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한상희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공격 사주' 논란을 촉발한 김대남 전 행정관을 향해 SGI서울보증 상근감사직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통령실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4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 통화에서 "서울보증보험 인사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자리를 유지하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스로 결단할 문제"라면서도 "본인의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통화에서 "본인이 탈당했고 잘못했다고 사과했으니 스스로가 거취를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른바 한동훈 공격 사주 논란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당초 김 전 행정관 논란이 터지자 전직 행정관이 저지른 일탈적 행위라며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김 전 행정관과 전혀 친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정도였다.

한 대표가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지시했을 때도 대통령실은 실무급 행정관의 과장되고 일방적인 주장에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기류도 없지 않았다.

이전과 달리 대통령실 일각에서 김 전 행정관 거취 문제까지 언급이 나온 것은 공격 사주 논란이 정치적 부담으로 계속 작용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며 한 대표를 공격할 경우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미 독대 불발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냉랭한 관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윤한 갈등을 증폭시킬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나아가 김 전 행정관의 통화 녹취는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한 것 같은 인상을 주면서 여권 분열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덩달아 나왔다.

대통령실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 사이에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또한 김 전 행정관이 연봉 3억 원의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가는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점도 대통령실에서 거취 정리 요구가 나온 배경으로 꼽힌다.

김 전 행정관은 지난 총선에서 경기 용인갑에 출마했으나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현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한 뒤 지난 8월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선임됐다.

관련 이력이 전혀 없는 김 전 행정관이 정부 투자기관 감사 자리로 가게 된 것은 대통령실 입김이 작용한 '보은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SGI서울보증은 민간 금융회사이긴 하지만 준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분 93.85%를 갖고 있다.

한편 김 전 행정관은 대통령실에서 재직할 당시에도 비서관 사칭 문제로 공직기강비서관실 감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해 2월 새로 시민소통비서관이 온 뒤에도 비서관 직무대리 명함을 계속 들고 행사 축사 등을 다녔다"며 "감찰 착수 얘기를 듣고 어차피 총선에 나갈 생각이니 지난해 10월 사직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