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이르면 오늘 쌍특검 거부권…재표결 앞 원내지도부와 만찬
거부권 행사 시 24건 째·"헌법상 삼권분립 원칙 위반"
국정감사 앞두고 추경호 등과 만찬…한동훈은 포함 안돼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2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해병대원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건수는 취임 후 24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통과한 이 세 법에 대해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날 또는 4일 거부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이 의결됐다.
대통령실은 "반헌법적, 위법적인 법안"이라며 거부권 행사를 기정사실화한 상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3일 "김 여사 특검법은 사실상 야당에서 수사를 지휘하는 법안으로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위반한다"고 했고,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미 수사 중인 사안"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여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은 법안으로, 21대 국회 때인 지난해 12월 야당이 단독 처리했다가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폐기된 특검법에 수사 대상을 대거 늘렸다. 해병대원 특검법은 지난해 7월 채모 해병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규명하는 내용이다. 두 법안 모두 대통령 부부를 겨낭한 법안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세 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다음 달 4일 본회의를 열고 재의 표결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국정감사 이후 국정조사 추진과 장외 집회 등을 통해 이슈를 이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 추경호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원내 지도부 인사들과 국민의힘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과 간사단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할 예정이다. 오는 7일 시작되는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원내 지도부를 격려하기 위한 자리라는 게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만찬이 쌍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여당 내부의 단일대오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이탈표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이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표 단속을 위한 여권 내부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한동훈 대표와 친한(한동훈)계 인사들이 김 여사의 사과 필요성을 거론하는 가운데 한 대표를 제외한 원내 지도부와 만찬이 이뤄져 주목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국감 전에 상임위원장을 불러 같이 밥 먹고 단합을 도모하는 자리로 매년 있어 왔으며, 이미 사전에 논의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여론의 변화를 주시하며 김 여사가 직접 사과하는 방안을 포함해 여러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영부인 사과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거나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다만 "여당과 야당, 언론에서 나오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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