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논란만 남긴 만찬…윤-한 만남 성사 여부에 시선
별도 자리 재요청에 대통령실 "아직 입장 없어"
여권 위기 속 회동에 관심 쏠렸지만 상견례로 끝나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취임한 후 여론이 최악인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마주 앉았지만 독대 논란만 남기는 결과를 거두게 됐다.
25일 오전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전날 재요청했던 별도 자리에 관해 "아직 입장이 없다"고 했다.
한 대표는 전날 여당 지도부 초청 만찬 행사를 마친 뒤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대통령님과 현안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은 대통령실과 여당을 합쳐 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진행됐다.
주요 현안을 깊게 논의하기에는 부적절했던 자리였던 만큼 대통령과 따로 만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번 만찬 회동 전에도 대통령실에 만찬 전 별도 독대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여당 신임 지도부가 완성된 뒤 상견례를 하는 만찬이라며 한 대표 요청에 거절 의사를 나타냈었다.
실제로 만찬에서도 전후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따로 만나 대화를 나누거나 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가 끝난 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가 만찬이 진행됐던 용산어린이정원을 10여 분 산책한 것이 다였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형식 자체가 당 지도부 상견례였다"며 "현안들을 올려놓고 의견을 교환하거나 토론을 하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복수의 대통령실 참석자들은 "만찬 중 자유롭게 여러 의견이 오갔다"고 했지만 핵심 현안에 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뿐 아니라 여당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의정 갈등이나 영부인 리스크와 관련해서도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한 대표가 여야의정 4자 협의체를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인 터라 양측이 이견 조율을 이룰 수 있을지가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여당 측에서도 의료개혁에 관해 별다른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 대통령실 참석자가 전했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재요청에는 거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첫 독대 요청 같은 경우 '언론플레이' 논란 탓에 윤 대통령으로서는 거절 명분이 충분했지만 재요청까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실상 당대표와는 만나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는 탓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 번 더 만남을 거절하게 될 경우 당대표를 불신임하겠다는 것이 아닌 이상 윤 대통령이 궁색해질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여당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도 한 대표와 별도로 만나지는 않았지만 엿새 만에 두 사람이 비공개로 회동한 바 있다. 당시에는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했었다.
일각에서는 당초 당정 화합을 위해 마련된 만찬 자리가 독대 논란으로 뒤덮이게 된 것을 두고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최저치로 떨어진 뒤 추석 민심을 재점검하겠다며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만났지만 결국에는 식사만 하고 빈손으로 헤어지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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