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고금리·고물가로 체감경기 침체"…금리 인하 필요성 시사

"전세계 통화정책 전환점…고물가·고금리 시대 저무는 조짐"
"소비자물가상승률 5개월째 2%대" 강조…내달 금통위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최근 단행한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언급하며 "국제경제 상황이 변화하고 우리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누적된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의 체감 경기는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높은 금리를 유지했던 통화정책이 전환점(pivot)을 맞은 것으로 평가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수년째 이어오던 고물가, 고금리 시대가 저물어 가는 조짐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우리 수출이 전년 대비 9.9% 증가해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8월에는 2.0%로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글로벌 안보, 공급망 불안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물가는 2%대의 안정적 흐름이 예상된다"고 했다. 물가가 잡히면서 선제적 경기 부양에 나설 여력이 생겼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윤 대통령은 "경기회복의 온기가 구석구석까지 닿아서, 국민들께서 확실하게 체감하실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각 부처의 장, 차관부터 실무자까지 민생현장을 직접 찾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즉시 행동에 옮겨 주기를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다음 달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나왔다.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한국은행에 내수 진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시장은 한국은행이 10월이나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은 지난 8월 금리 동결 이후 거센 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통화 정책의 대전환점이라는 사실을 얘기했다고 보면 된다"고 대통령 발언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8·8 부동산 공급 대책으로 9월엔 상황이 조금 나아진 걸로 판단한다"며 "9, 10월 두 달 정도 안정화되면 당분간 괜찮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금통위부터 수도권 부동산시장 과열로 인한 가계부채 문제를 집중 언급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흐름을 근거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