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독대 요청 공개돼 용산 '당혹'…'성과 도출' 부담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 만찬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 대통령실은 상황을 지켜보자고 밝혀 고심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중 한 대표와 독대와 관련한 참모진의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체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아직 실무진 차원의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실에서는 한 대표 측이 체코 방문 기간 독대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공개된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만찬에 앞서 사전 티타임 등 얼마든지 자연스러운 별도의 자리를 만들 기회가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독대 요청 사실이 일방적으로 흘러나온 것은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통령실 일각에서는 기존 정치인들과 다른 한 대표의 행동을 두고 당혹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독대 요구 자체가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외부에 보여주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가 비공개로 허심탄회하게 입장을 밝히는 자리인데 이를 공개함으로써 일부라도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해지게 됐다.

다만 여전히 독대 가능성은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만찬 직전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독대 여부는 당일 결정될 수도 있다.

특히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만나 의료 대란 해법 찾기에 나서는 등 '여야의' 협의체로 여권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만나 관련한 논의를 이어가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체코 방문 직전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20%대마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만큼 한 대표와 만나 고비마다 터지는 윤한 갈등설 불식에 나설 수도 있다.

한편, 대통령실에서는 만찬 회동에서 특별한 결과를 내기보다는 의대 증원을 포함한 현안 전반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과 실장 및 수석, 한 대표 등 지도부가 만나는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특정 현안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의견 차이를 좁혀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만찬의 의미는 지도부가 고생하니까 격려하는 차원"이라며 "진지하게 'A 더하기 B는 무엇이다' 등과 같은 결론이 나오겠냐"고 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 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현안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안건을 정해서 가는 그런 자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