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갈등' 끝은 어디…고비마다 봉합 불구 깊어지는 감정의 골

의대 증원 문제로 연기된 만찬 회동, 시일 걸릴 듯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4차 전당대회에 입장하며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악수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지난 4월 총선 정국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갈등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비마다 겨우 봉합은 이뤄졌만 근본적인 관계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한 대표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제안으로 재차 윤한 갈등설에 불이 붙었다. 같은 달 한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복권을 반대하면서 당정 간 신경전이 벌어진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그간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주요 충돌 사례로는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사과 요구(1월) △이종섭·황상무 인사조치 요구(3월)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반대(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총선 당시의 한동훈-김건희 여사 문자 공개(7월) 등이 꼽힌다.

그간 불거진 갈등들은 대부분 빠른 시일내에 정리됐다. 이번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 역시 당정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긍정적 입장을 밝히고,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제시하면 언제든 의대 증원 문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며 임시 봉합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정 협의체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대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는 게 대통령실 안팎의 인식이다.

다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당장 의대 증원 문제만 해도 충분히 대통령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지만 외부에 해당 내용을 알려 갈등설을 키웠다는 것이다.

또 주요 이슈마다 대통령실이 추가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한 대표가 사전에 상의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 윤 대통령의 운신 폭을 좁아지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감지된다.

특히 이번 의대 증원 논란은 한동안 잠잠했던 의료계 반발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면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타격을 주는 등 대통령실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관계획복의 계기는 당분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 유예 논란이 제기된 후 한 대표와 만찬 일정 등까지 모두 미뤘다. 또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의 이름은 단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추석 연휴 이후 한 대표와 추가 회동이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연휴 직후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등을 고려할 경우 윤한 갈등을 최종 매듭지을 회동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