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화순전남대병원 방문…"지역 거점 병원, 빅5 못지않게 키울 것"(종합)

"의료붕괴 상황 아냐…여야정 힘 합치면 국민 생명 보호"
지역 암치료 고충 청취…비상진료·추석연휴 대응체계 점검

한덕수 국무총리는 13일 오전 전남 화순군 화순전남대병원을 찾았다.(총리실 제공)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13일 "지역 거점 병원들을 빅5 못지않게 키워서 서울 안가도 충분히 훌륭한 치료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화순전남대병원 같은 병원이 많아질 수 있도록 전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전남 화순군 화순전남대병원 암센터에서 지역 암치료 현장 고충 청취 및 비상진료·추석연휴 대응체계를 점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는 정신 전남대병원장, 민정준 화순전남대병원 병원장, 윤웅 전남대 의과대 학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구복규 화순군수 등이 함께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높은 지역 암환자 점유율을 보유한 병원으로, 광주·전남지역에서 신규 발생한 암환자의 약 50%가 치료받고 있다.

의료진은 "흔히 지역 병원이라 쉬운 환자가 많이 오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오히려 병이 많이 진전된 어려운 환자들이 많이 온다"며 "지역의료 기둥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로 암치료에 집중 투자해 전국 병상당 암수술 1위, 뉴스위크가 선정한 '월드베스트 암병원'으로 4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진료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에 1836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며, 임상적 역량을 갖추고 중증 응급 등 필수기능을 수행하는 종합병원을 선정해 집중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최근 발표한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에는 질환·중증도에 따라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확충해 상급종합병원의 경증 진료량을 감축하고, 중증·응급·희귀질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을 구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한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는 화순전남대병원 같은 곳이 지역마다 번성하기를 바라며 의료개혁을 결정했다"며 "실력 있는 지역 거점 병원이 많아져서 국민 여러분이 전국 어느 곳에 계시건 훌륭한 치료를 받으실 수 있는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갖추는 것이 의료개혁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과 함께 '우리나라 응급의료 체계의 기둥'으로 불린 고(故) 윤한덕 전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떠올리며 "그때 바로 (의료개혁을) 착수했다면 어땠을까. 개혁의 고통이 버거워 모두가 미룬 끝에, 오늘 우리가 이런 큰 비용을 치르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고생하는 민정준 병원장에 감사 인사를 했더니 '병원 구성원 대다수가 우리가 멈추면 광주·전남 의료가 무너진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해줬다"며 "헌신과 노고에 마음이 찡했다. 정부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의료진 격려 외에도 환자들을 만나 '치유의 숲길'을 함께 걸으며 위로했다. 한 환자는 "멀리 서울까지 안 가고, 살고 있는 인근 지역에 이런 훌륭한 병원이 있어 매우 든든하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번 명절은 병원에서 지내지만, 꼭 쾌유해서 다음 명절에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를 소망한다"며 "정부는 멀리 가지 않더라도 지역의 실력있는 의료진에게 수술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사는 지역에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은 국민으로서 가져야 하는 당연한 권리"라며 "정부는 의료개혁을 통해 국민이 당연한 권리를 제대로 누릴 수 있도록 탄탄한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추석연휴 응급의료 특별대책'을 마련했고, 연휴 전후 '추석명절 비상응급대응 주간'을 지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한 총리는 "전공의 이탈로 우리 의료가 어렵지만, 현재 '의료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아니다"라며 "여·야·정부가 힘을 합치면 충분히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고, 힘든 상황에도 의료현장과 환자들을 위해 헌신해 주는 의료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