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지지율 20%' 영남·고령층도 등 돌려…"국민 신뢰 총체적 상실"
의료대란 후폭풍…김 여사 논란 및 공개행보 여파도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가 13일 의정 갈등 여파로 취임 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응급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직무 수행 긍정률마저 떨어지면서 국정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포인트(p) 하락한 2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도 3%p 오른 70%로 지난 5월 5주 차 조사에 이어 최고치로 올라섰다.
추석 연휴 시작을 목전에 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가장 좋지 않은 민심이 표출됐다.
직무수행 최저 지지율은 의정 갈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의대 정원 확대'는 긍정평가 이유 중에서 14%로 2위를 차지했지만, 부정평가 이유에서도 18%로 2주 연속 1위에 올랐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의료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의정 갈등을 향한 부정적 민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여야의정 4자 협의체 구성 제안을 수용하고 추석 당직 의료기관 대폭 확충 등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민심 악화 추세는 뚜렷하다.
갤럽 관계자는 "3주 전부터 의대 증원 관련된 응급실 등 병원 문제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며 "그게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권 민심 이반이 뚜렷해 위기감을 증폭시킨다.
대구·경북의 긍·부정평가는 각각 35%와 57%로 부정이 20%p 이상 우세했다. 부산·울산·경남(22%·68%)은 격차가 더 두드러졌다.
서울(21%·68%)과 인천·경기(20%·71%) 등 수도권에서도 싸늘한 반응이다.
연령대별로도 △18~29세 13%·73% △30대 18%·75% △40대 8%·89% △50대 16%·76% △60대 32%·59% △70대 이상 37%·48% 등 전 연령에 걸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처음에는 의료개혁이 지지율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속전속결로 해결이 안 됐다"며 "가장 근본적 이익인 생존권이 위협받으면서 여론이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절체절명의 위기가 왔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에서는 최근 들어 행보를 늘리고 있는 김건희 여사도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관해 검찰이 무혐의 처리하고, 수사심의위원회에서도 불기소 권고로 결정했지만 김 여사가 입장 표명 없이 공개 행보를 이어나가는 데 대한 비판이 여권에서도 빗발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윤 대통령을 향한 전반적인 신뢰가 상실된 것이 더욱 치명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의정 갈등을 해소하지 못한 것을 대통령 책임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면서 "여러 요인을 따지기 이전에 대통령에 대한 국민 일반의 신뢰가 총체적으로 떨어져 있다"고 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0.4%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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