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응급실 찾은 윤 "필요할 경우 예비비 편성해 지원"

추석 응급의료 우려 커지자 의정부성모병원 방문
"수가 정책·의료 제도가 어려움 충분히 반영 못해"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경기 의정부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을 방문, 의료진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9.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야간 응급실을 방문해 의료진과 만난 자리에서 "필요할 경우 예비비를 편성해서라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50분쯤부터 1시간 20분 동안 경기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의지를 표했다고 정혜전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실 수요가 많아지는 명절 연휴가 다가오고 있는데 가용한 자원을 가장 우선적으로 투입해 의사 선생님들이 번아웃(탈진)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업무강도가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필수의료는 빠른 시일 내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응급의료가 필수의료 중 가장 핵심인데 국가에서 제대로 관심을 가지고 도와드리지 못한 것 같아 참 안타깝다"며 "헌신하는 의료진에게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 한창희 의정부성모병원 병원장은 "현재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운 교수들의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어 배후진료에 차질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 환자 수가 아닌 진료 난이도로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세민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응급환자 위주로 진료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의 수가 정책이나 의료제도가 이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피부미용이나 비급여 위주인 의원과 비교해 봐도 업무강도는 높고 의료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보상은 공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윤 대통령은 "고위험, 중증 필수 의료 부문이 인기과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개선 등 전폭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응급·분만·소아·중증을 포함한 필수의료 인력에 대해 지원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의료인의 법적 리스크나 공정성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고 정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생명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겠나"라며 "늘 긴장 속에서 보내는 의료인들이 충분히 보상받게 해주겠다"고 밝혔다.

동행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에게는 "정부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도와드리라"고 지시했다.

이날 현장 방문에는 박 차관 외에도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장상윤 사회수석이 동행했다.

간담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1층 응급센터로 이동해 진료 현장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근무 중인 의료진에게 "밤늦게까지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격려하는 한편 "의사 선생님들이 헌신적으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 중이며 경기 북부 지역 중증 응급환자를 수용하고 있다. 의정부와 양주, 동두천 등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군부대도 있어 응급센터를 찾은 환자만 연간 6만 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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