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25만원법' 예고된 합의 실패…특검 강행 명분쌓은 野

용산·與 내부 거센 반발…이재명 압박에도 불발
민주, 쟁점 법안 강행 수순 밟을듯…변수는 '민생'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표 회담을 마친뒤 악수하고 있다.2024.9.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해병대원 특검법과 25만 원 지원금법에 이견을 좁히지 못 했다. 정치권에선 합의 실패를 명분으로 삼아 민주당의 해병대원 특검법 강행 기류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3분부터 국회에서 약 1시간 43분 동안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공동 발표문에 따르면 양당은 △민생 공통 공약 추진을 위한 협의 기구 운영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주식시장 구조적 문제 등 활성화 방안 종합 검토 △의료 사태 관련 추석 연휴 응급의료 체계 구축에 만전 등 8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정치권이 난항을 예상했던 해병대원 특검법과 25만 원 지원금법에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 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와 대통령실의 반발이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국민의힘은 해병대원 특검법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겨냥한 정치 공세라는 공감대가 강하다.

한 대표는 당대표 출마 선언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제3자가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당대표가 되고 당내 반대에 부딪치자 민주당 인사가 연루된 제보 공작 의혹을 수사 대상에 추가하자고 다시 제안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해병대원 특검법에 증거 조작 포함하자고 조건을 하나 더 붙였는데, 하시죠"라며 "이제 결단하셔야 한다"고 말하며 강하게 압박했지만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25만 원 지원금법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무분별하게 현금을 살포하는 포퓰리즘이라는 완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당 안팎에선 총선 민의를 들어 민주당이 쟁점 법안 처리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해병대원 특검법과 25만 원 지원금법은 22대 국회 민주당 당론 1호 법안이다. 해병대원 특검법의 경우 사실상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고, 25만 원 지원금법은 이 대표의 대표적 총선 공약이어서 민주당으로선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민주당은 해병대원 특검법을 단독 처리했으나 지난 국회에 이어 이번에도 재표결 끝에 폐기됐다. 이에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에 포함한 더 강한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해놨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국회로 돌아온 25만 원 지원금법의 경우 오는 26일 재표결할 방침을 세워놨다.

변수는 양당이 만들기로 한 민생 협의 기구가 될 수 있다. 여야 사이에 훈풍이 분다면, 민주당의 강행 속도에도 다소 완급 조절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양당 대표 회담 결과 브리핑 이후 기자들에게 "이 대표는 선별 차등 지원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얘기했고 그거에 대해 한 대표는 최종적으로 수용하지 않은 건데 그 부분은 한 대표가 수용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현금 살포는 안 된다는 앙상한 논리를 가지고 얘기하신 건데, 이 대표는 복지 정책이자 재정 정책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한 대표의) 그 논리는 옹색한 거 아니냐는 의미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생지원금은 복지 정책이 아니라 재정 정책"이라며 "국민의힘의 소상공인 직접 지원보다 이전 지출로 물가에 영향은 덜하고 내수 진작 효과는 더 클 걸로 본다"고 강조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