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수회담 사실상 거부에 김문수 임명강행…꽉막힌 대야 관계

김문수 임명에 野 "불통 정부 상징" 탄핵까지 거론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 앞서 집무실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가뜩이나 불편한 대통령실과 야당 관계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김 장관 임명안을 재가하고 이날 임명장 수여식까지 진행했다. 김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27번째 인사(장관급 인사)가 됐다.

김 장관은 지난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제강점기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인가"라는 질문에 "일본이지, 국적이 한국입니까.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지"라고 답해 논란을 빚었고, 청문회는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김 장관을 임명하자 즉각 반발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역대 최악의 인사 참사이고 불통 정부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망국인사 강행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노동자와 국민의 삶을 완전히 외면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야당은 김 장관의 역사관 외에도 '쌍용차 노조는 자살특공대'(2009년 8월) '불법 파업엔 손배 폭탄이 특효약'(2022년 2월) 등 반노동 발언과 극우 논란을 문제 삼아 지명 철회를 요구해 왔다. 김 장관이 임명된다면 탄핵까지 검토하겠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과 야당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김 장관 임명이 분위기를 더욱 냉각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야 대표 회담으로 국회에는 모처럼 협치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영수 회담은 오히려 더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이 국회 상황이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영수 회담을 해서 이런 문제가 금방 풀릴 수 있다면 열 번이고 왜 못 하겠나"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 제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야 관계, 협치 구상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면서 협치를 한차례도 입에 올리지 않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야당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반면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협치'를 6차례 언급했고, 이 대표 이름도 직접 거론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어떤 정치인도 선을 긋거나 하지 않고 늘 열어놓겠다"며 "서로가 국민을 위한 협치를 위해서 노력하는 자세, 절대 협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