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금리 인하' 후광…내수 진작 방안 고심하는 용산

다음주 범정부 '추석 민생안정대책' 발표
민생경제 회복 체감 높이려면 내수 뒷받침 절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서 격려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8.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정부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수출과 달리 아직 지지부진한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다음 주 중 정부는 물가 안정과 내수 진작을 위한 범정부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아직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기획재정부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물가는 진정 추세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길어진 폭염으로 배추와 무 등 일부 품목이 오르긴 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 안에 있다는 설명이다. 배추만 해도 이달 말 고랭지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가격이 다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6%로 지난 6월보다 상승 폭이 소폭 커지긴 했지만 일시적 요인에 따른 현상으로 이달 다시 2%대 초중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로서는 내수가 관건으로 꼽힌다.

수출이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에 14개월 연속 무역흑자를 나타내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수가 더 받쳐주면 민생경제 회복 체감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지난 5월부터 넉 달째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수 회복이 데이터 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고 있다.

이 같은 조건 속에서 추석 연휴를 계기로 내수를 진작해 하반기 확실한 경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구상이다.

우선은 한우와 쌀 등 가격이 하락한 품목을 선물세트로 묶어 소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꼽힌다. 최근 한우는 도매가격이 전년보다 10%가량 떨어져 농가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격이 많이 떨어진 육류나 쌀은 소비 진작이 필요하다고 보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선물세트 등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 대통령실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을 두고 "내수 진작 측면에서 아쉽다"며 불만을 제기한 터라 정부 방안에 이목이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이번 달 부동산 공급 대책까지 내놓으며 금리 인하 환경을 조성했던 대통령실로서는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금통위가 오는 10월에 잡혀 있어 그때까지는 정책적 노력만으로 내수를 진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이 통화정책 독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까지 감수하면서 이례적으로 금통위 결정에 반감을 내비친 것도 이 같은 점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추석을 앞두고 가계·소상공인의 어려움도 있고 내수 부진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