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기준금리 동결에 "내수 진작 측면서 아쉬움"

한은 금통위 결정에 대통령실 반응 '이례적'
가계부채 이유 두고도 "GDP 대비로는 하락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뉴스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은 2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금통위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 진작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과 한 통화에서 "금리 동결에 관한 단순한 의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가 거시 경제 상황을 반영해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기준금리에 관해 대통령실이 부정적 반응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고위 관계자는 "내수가 안 좋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한은도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0.1%포인트(p) 낮췄다"고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앞서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또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지난 5월 전망 당시보다 0.1%p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을 포함해 주요국이 긴축을 끝내고 기준금리 인하로 기조를 바꾸고 있는 점을 고려해 한은도 이번 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하지만 금통위는 최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이유로 현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금통위가 제시한 기준금리 동결 근거에 관해서도 대통령실 안에서는 다른 시각이 나온다.

고위 관계자는 "절대 규모로 하면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으로 늘었겠지만 GDP 대비 비율로 보면 지난해 수치가 낮아졌고 올해 1분기까지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은이 발표한 가계신용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GDP 대비 비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번 금통위를 앞두고 정부 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달 초 8월 부동산 공급 대책을 들며 금리 인하에 좋은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지난 6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최근 안정세를 나타내고 다른 국가들도 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을 들며 "통화 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같은 경우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금리를 0.25%p가 아닌 0.5%p를 내리는 '빅 컷' 전망도 나온다.

국내 기준금리도 오는 10월 금통위에서는 인하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이 때문에 금리를 인하할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