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잇단 안보 행보…'강한 대통령' 국정 동력 확보한다

여름휴가·광복절·캠프 데이비드 1주년·을지연습
"반국가세력 곳곳서 암약"…지지층 결집 의도도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에서 열린 '2024년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8.1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여름휴가를 계기로 잇달아 안보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취임 후 거둔 최대 성과인 한미동맹 강화를 비롯한 대북 안보 대비 태세 확립을 부각하는 동시에 '강한 대통령' 이미지로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 출범 후 세 번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이 시작된 것에 맞춰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올해 UFS는 북한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한 정부 연습이 처음으로 실시되는 점이 특징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체결한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 일체형 대북 확장억제 체제를 구축하는 등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한미동맹이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면서 한미 연합야외기동훈련도 48회로 지난해 대비 10회 늘었다.

윤 대통령도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한미동맹 위용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올해 UFS가 취임 후 각별히 공을 들인 안보 강화 성과를 국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되는 셈이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전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이번 연합연습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물론, 위성항법시스템(GPS) 교란과 사이버공격 등 다양한 복합도발로부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총력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도록 진행될 예정"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행보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주요 국정과제가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로 눈을 돌려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달 초 여름휴가 대부분을 군 장병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계룡대 전시지휘시설을 방문해 UFS 연습 준비상태를 점검한 바 있다.

이어 지난 광복절 '통일 독트린'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 대한민국에 관한 청사진을 내놨다.

이후 한미일 3국 협력 체계를 제도화한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1주기가 되는 전날(18일) 3국 정상 공동성명을 통해 재차 안보 협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역시도 대표적인 안보 분야 대표 성과 중 하나다.

야당이 대정부 압박 수위를 계속 높이면서 정쟁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거리를 두며 민생과 안보 등 대통령으로서 챙겨야 할 국정을 챙겨 나가겠다는 게 대통령실 내부 인식이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야당에 발목이 잡히는 모양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안보 측면에서는 강한 대통령 이미지를 앞세울 수 있다.

지지층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暗躍)하고 있다"며 북한의 회색지대 도발에 관한 대응 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이 같은 취지의 언급은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라는 말과 함께 등장했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를 경계하며 국민이 진실로 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반국가세력이 누구인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야권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여러 차례 반국가세력을 언급하며 안보 메시지에 집중했지만 지나치게 이념 편향적 발언을 일삼는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어 향후 수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