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野 친일 공세 맞서 한미일 3각 공조 외교전
9월 일본 11월 미국 지도자 교체 속 3국 협력 의지 재확인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공감대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3각 공조 외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8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1주년을 맞아 한미일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고위급 참모가 주말에도 브리핑을 열어 주요 성과와 공동성명의 의미를 설명하는 등 대미·대일 외교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한미일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것을 다짐하며, 공동 비전에 대한 연대를 이어나가면서 세계의 가장 거대한 도전들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한미일 협력은 오늘날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동성명은 3각 공조 외교의 핵심 축인 미국과 일본의 리더십 교체가 확실시되면서 한미일 공조의 지속가능성 등에 관한 우려가 제기되는 와중에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최근 재선 도전을 포기한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 의지를 재확인하고, 국가 차원의 연속성을 강조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일본, 일본의 지도부 교체에 관계없이 캠프 데이비드에 대한 지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앞으로도 계속 친분과 우정을 유지하며 직분과 관계 없이 협력을 이어 나가고, 캠프데이비드 협력의 이행을 독려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공동성명에는 "3국 간에 철통같은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연결된 안보 협력을 제고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밀월 등 동북아의 경색된 안보 정세 속에서 한미일 공조 관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전세계적으로 정상회의 1주년을 기념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전례가 있느냐"며 "한미일 협력 체제가 그만큼 공고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한미일 협력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분석이다.
이제 남은 가장 큰 관심사는 한미일 3국 정상회의 개최 시기와 장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에 두세 차례 국제회의를 계기로 세 정상이 한자리에 있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올해 내에 한번은 약속한 대로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리면 좋겠다는 공감대를 워싱턴, 도쿄와 함께하고 있다. 현재 논의의 초보 단계"라고 밝혔다.
일본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가 9월 하순, 미국 대통령 선거가 11월 초순에 있다. 이 때문에 별도의 회담보다는 9월 중순 유엔 총회, 10월 초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회의, 11월 주요 20개국(G20),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사이드라인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해병대원 특검법,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등을 둘러싸고 여권 내 균열 조짐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안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보수층 결집을 강화하는 전략이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15 광복절을 계기로 '친일 프레임'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야당의 주장에 맞대응한 성격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최근 '친일 매국 정권'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총공세를 펴고 있다. 여권에서는 북한 도발에 대응하려면 한미일 공조가 필수적인데, 3국 협력이 지속가능하려면 결국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된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발언에 대해서도 "자신감에 기반한 한일 관계를 구축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달라"고 했다. 이어 "과거사 문제와 병행해서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한일관계, 한미일 관계가 우리 기업과 국민에게 안겨다 주고 있는 여러 혜택, 기회 요인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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