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21번째 재의요구권 행사…민주 공세에 강경 기조로 맞대응

민주당 법안 발의, 정치적 행위로 판단…"저의 무엇이냐"
여야 관계 정상화까지 野와 공개 대화도 피하는 분위기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8.1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21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대야 관계는 더욱더 경색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16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실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은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한 법안,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에 독소조항을 더한 법안이라며 헌법의 수호자인 대통령이 위헌 소지가 있는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의무이자 책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거부권 행사에 부담을 느껴왔지만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가 22대 국회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자 더 이상 밀릴 수는 없다는 방침이다.

야당이 국회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법안을 다시 올려서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법안만 5건에 달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에 그치지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재발의했고, 해병대원 특검법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압박하며 제3자 추천안 수용 입장까지 밝혔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법안 발의를 '정치적 행위'로 보고 있다. 민생 법안과는 동떨어진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법안들인 만큼 대통령실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민생법안은 제쳐두고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위헌·위법적 그리고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은 법안을 계속 강행 처리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고 말하는 등 야당에 대한 비판 기조를 드러냈다.

대통령실은 국회에서 여야 관계가 정상화될 때까지 야당과 공개적인 대화를 피하는 분위기다. 앞서 민주당이 영수 회담을 제안했을 때도 대통령실은 여야 관계 회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