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모두 달려간 '광복절 기념식' 불참…왜?

쪼개진 사상 초유 광복절 행사…전당대회 서울 투표 앞두고 비공개 일정 소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15일 민주당이 참여한 별도의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했다.

일각에선 유력 정치인이 여야 대립의 중심에 있는 광복절 기념식에 불참한 게 의외라고 평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공식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 결정을 내린 후 야권이 동참한 광복회 기념식은 정치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공식일정이 없다고 기자들에게 알렸다.

정확한 사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마무리 수순인 전당대회와 관련한 일정을 소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후보는 현재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누적 득표율 89.21%를 얻어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남은 지역 순회경선은 당원 수와 정치적 의미에서 가장 중요도가 높은 서울이다.

그러나 대선을 노리는 민주당의 대표적 정치인이 여야의 대치 포인트인 광복절 행사에 불참한 걸 두고 뜻밖이라고 풀이한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둘러싸고 여야가 극심한 대치 전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반쪽 광복절 논란은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에서 비롯됐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김 관장에 대해 건국절을 옹호하는 뉴라이트 계열 인사라며 정부 광복절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도 김 관장의 임명을 철회하지 않으면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할 수 없다며 광복회와 함께 정부를 압박했다.

대통령실이 물러서지 않자 야당은 결국 정부 주최 경축식이 아닌 광복회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했다. 광복절 행사가 두 쪽으로 쪼개진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광복절 기념식은 자율 참석이었다. 이번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엔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을 포함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지역위원장 등 약 400명이 참석했다. 여기엔 이재명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김두관 당대표 후보도 포함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황운하 원내대표도 해당 행사에 참여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겸 원내대표 등도 자리했다.

다만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는 부끄러운 광복절"이라며 "어렵게 되찾은 윤석열 정권은 역사의 전진을 역행하고 있다. 우리 국민의 민생에는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일본의 역사 세탁에는 앞장서 '퍼주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를 바로 세워 미래로 나아가자는 상식적 외침을 무시한 채 역사를 퇴행시킨다면 결코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며 "민주당은 이 정권의 몰역사적인 굴종 외교와 친일행보를 멈춰 세우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