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정쟁 거리두며 경제 '올인'…日 제치고 '수출 5위' 주목
경제수석, 직접 브리핑 나서 세계은행 '호평' 언급
세계 5위 수출국 도약해 '수출 드라이브' 부각 기대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거야(巨野) 압박과 불안한 당정관계로 답답한 국정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대통령실이 경제 성과로 눈을 돌리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내부에서는 세계은행(WB)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발표한 세계개발보고서를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한국을 '중진국 함정'을 극복한 대표적인 국가로 소개하는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대다수 개발도상국이 경제 성장 과정에서 중진국에 도달한 뒤 정체에 빠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한국은 중진국 함정을 뛰어넘어 고소득국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00여 개에 이르는 개도국 중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난 국가는 일본과 한국, 대만 등 극소수뿐이다.
세계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을 "모든 중진국 정책 입안자의 필독서"라며 "한국이 25년 만에 이뤄낸 성과를 오늘날 중진국이 50년 만에 달성한다 해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총선 참패 이후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진 상황에서 체코 원전 수주에 이어 경제 분야에서 재차 호재가 발생한 셈이다.
박춘섭 경제수석이 전날 오후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소식을 적극적으로 알린 것도 한국 경제에 관한 국제사회의 호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기획재정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보고서 주요 내용을 언론에 설명한 데 이어 용산에서도 재차 세계은행이 한국을 주목한 사실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수출이 10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성과를 짚고 나서 세계개발보고서를 꺼내 들었다.
특히 박 수석은 보고서에서 중진국 함정 극복을 위한 방법으로 제시한 '3i 전략'(투자·기술도입·혁신)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부 경제·산업 정책 추진을 뒷받침할 동력으로 삼았다.
박 수석은 "보고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전략기술 세제 지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같은 첨단산업 기반 조성 등이 올바른 정책 방향임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세계은행이 신설한 디지털전환 부총재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 출신 김상부 전 구글 컨슈머 공공정책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선임한 것도 윤 대통령과 세계은행 간 긴밀한 협력관계가 만든 결실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임기 중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와 두 차례 면담하며 양측 간 협력 방안을 꾸준히 논의해 왔다.
대통령실은 또 올해 수출 실적이 일본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한때 세계 2대 경제 대국으로 불렸던 일본을 따돌릴 경우 세일즈 정상외교에 매진하며 수출 증대에 총력을 다해 온 윤 대통령으로서는 뚜렷한 경제 성과로 삼을 수 있게 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정말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라고 즉석에서 발언을 추가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만약 일본을 추월하게 되면 세계 수출 순위가 한국이 5위로 올라가게 된다"며 "지금까지는 일본 뒤에 항상 위치해 6위가 최대 성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도체와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적용과 관련해 현대차는 리스차를 예외로 인정받아 소비자들에게 많이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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