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세에 첫 고위당정 불발…尹-한동훈, 단일대오 구축

‘방송 4법’ 필리버스터에 첫 회의 다음 달로
해병대원 특검법엔 여전한 온도 차…첫 시험대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2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신임 국민의힘 대표가 단일대오 형성에 들어간 가운데 계속되는 야당 공세에 첫 고위당정협의회가 불발됐다.

2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동훈 지도부 출범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는 다음 달로 넘어가게 됐다.

지난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난 뒤 이르면 28일 첫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릴 것으로 관측됐으나 국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개최가 어려워졌다.

매주 일요일 당대표와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모이는 고위당정협의회는 정부 정책을 두고 당과 대통령실, 관계 부처가 조율을 거치는 기능을 한다.

윤 대통령이 정책 혼선을 막기 위해 당정 협의 활성화를 꾸준히 강조해 온 터라 한동훈 지도부가 첫발을 뗀 후 첫 고위당정협의회에 관심이 쏠렸다.

여권 관계자는 "본회의가 계속 열리고 있어 고위당정협의회를 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본회의에 상정된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두고 여당이 4차례에 걸친 연속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 중이다.

정책 협의를 위한 첫 만남은 늦춰졋지만 대통령실과 새 지도부는 거야(巨野)에 맞서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당장 방송 4법을 두고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방송 4법을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영방송에 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대통령실은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재의요구를 행사한 법안이 다시 올라왔을 때 문제가 있는 내용이 추가돼 재발의된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지금 논란이다"고 밝혔다.

새 당대표에 취임한 한 대표도 방송 4법에는 비판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취임 후 의원들과 상견례를 한 자리에서 "방송을 민주당의 유튜브처럼 운영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라고 지적하는 한편, 이튿날에는 필리버스터에 나선 의원들을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탄핵 시도에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이 자진 사퇴하면서 발생한 초유의 방통위 '0명 체제'에 관해서도 대통령실과 한 대표는 함께 민주당을 비판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안마다 당과 상의해서 같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 대표가 여전히 해병대수사단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제3자 특검'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른바 '윤-한 충돌'을 일으킬 뇌관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통령실은 '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 수사, 후 특검' 방침이어서 특검 임명 방식과 상관없이 특검을 바로 도입하는 방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해병대원 특검법을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입장 차가 향후 두 사람의 관계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