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 눈높이" …'당정 관계' 첫 허들 '김여사 수사'

한동훈, 비대위원장 때 입장과 달라진 것 없어
대통령실도 김 여사 문제엔 강경 기조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 참석하며 한동훈 당 대표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한동훈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김건희 여사 수사에 대해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면서 용산 대통령실과 화합할 수 있을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총선 시기 한차례 윤-한 충돌을 봉합한 이후 김 여사 관련 사안에 대한 한 대표의 입장엔 큰 변화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윤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데 쉽지 않아보인다. 김 여사 측 요구를 받아들인 서울중앙지검의 '제3장소 조사' 문제가 '검-검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김 여사 관련 수사가 국민 눈높이에 맞춰 방향을 틀 가능성은 막혀 있는 상황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우리가 아직 국민의 마음에 덜 반응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는 한 대표와 윤 대통령이 처음 갈등을 빚을 때 나온 말이다. 한 대표는 비대위원장 시절인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첫 입장을 밝힐 때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한 대표가 바라보는 김 여사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 대표는 수락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소환 방식에 대해 "검찰이 수사 방식을 정하는 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통령실의 입장이다. 김 여사 소환 방식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수사 중 사안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이원석 검찰총장을 향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총장을 향해 "쟁점이 되는 사안을 국민을 향해 말한 것은 정치적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에서 할 얘기를 외부에 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정치공작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 여사 측 변호인이 가방을 돌려주라는 김 여사의 지시를 깜빡했다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국회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는 야당의 주요 공세 포인트로 한 대표도 조만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밖에 없다. 야당의 '김건희 특검' 공세와 이원석 검찰 총장의 '원칙 수사' 압박 속에 한 대표가 내놓을 대안이 당정관계 재설정을 위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