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될 것이 됐다"…체코 발표 후에야 긴장 풀며 '미소'

수주 자신감 내비치면서도 발표 전까지 예단 경계
尹 "원전 산업 경쟁력 세계 시장에서 다시 인정"

성태윤 정책실장(왼쪽)과 박춘섭 경제수석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주 관련 브리핑에 참석 하고 있다. 2024.7.1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될 것이 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7일 오후 체코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을 신규 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이같이 소감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은 체코 정부가 최종 발표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감을 내비치는 동시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 기류가 강했다.

가격 경쟁력이나 시공 능력, 공기(工期)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자인 프랑스 EDF보다 앞서고 있다면서도 "결정은 체코 정부 몫"이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참모들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쾌거를 이루게 됐다는 사실이 확정된 뒤에야 비로소 웃음을 보였다.

성태윤 정책실장이 이날 오후 9시 15분 생중계로 브리핑을 할 때 배석한 박춘섭 경제수석도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박 수석은 지난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한-체코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자리에 있었다.

체코 정부 브리핑을 주시하며 결과를 기다리던 박성택 산업정책비서관도 편안한 표정으로 브리핑룸으로 들어와 앉았다.

대통령실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와 스웨덴, 핀란드 등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다른 유럽 국가도 전통적인 원전 강국 프랑스가 아닌 한국을 택한 체코 결정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체코는 순전히 자국 이익을 위해서 한국을 택했다"며 "한국과 함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보고 결정한 것으로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가진 원전 기술력과 국가 경쟁력을 체코 정부가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에게도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수출 증대와 함께 원전 생태계 복원 등 중점적으로 추진한 정책이 결실을 보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경남 창원에서 주재한 원전 관련 민생토론회에서 올해를 '원전 재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바 있다.

원전 일감 수주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국내 원전산업에 훈풍을 불어넣을 계기를 또 한 차례 만들게 된 셈이다.

한수원은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을 뿐 아니라 추후 체코 정부가 테믈린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 두코바니 원전 2기의 총 예상 사업비는 24조 원이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표방한 윤 대통령으로서는 세일즈 외교 성과를 부각할 수 있게 된 대목도 호재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사업자로 선정되면 체코 원전 분야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한다"고 강조하며 마지막까지 공을 들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 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며 "'팀 코리아' 정신으로 최종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참모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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