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러북 군사협력, 한반도·유럽 평화에 대한 도전…나토와 협력 격상"

"러시아·북한 협력 수준 지켜보며 우크라 지원 내역 판단"
한반도 핵무장론에는 선긋기…"NCG 통해 대응 역량 강화"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8일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결정적인 위협(distinct)이자 심각한(grave) 도전"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한러 관계의 향배는 오롯이 러시아의 태도에 달려있다"며 이렇게 전했다.

그는 "우리의 구체적인 대(對) 우크라이나 지원 내역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명백히 국제사회의 민폐(menace)"라며 "러시아 측이 결국 자신에게 남·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 존재인지 잘 판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그동안 밝혀온 정부의 대북·대러 정책 기조의 연장선으로,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위한 미국 순방에 앞서 우리 정부의 안보 정책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북러 군사조약 체결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며 러시아를 압박한 바 있다. 장 실장은 지난달 23일에는 KBS 방송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고도의 정밀무기를 준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 선이 있겠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제재 결의안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온 러시아가 불법적인 군사협력에 관여하고 있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 협력 제공 문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며 "러시아가 계속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것은 한러 관계에도 명백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올해 9월 서울에서 우리 정보기관이 주최하는 사이버방어훈련에 나토 동맹국들을 초청해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할 것"이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한미동맹은 지난 70여 년 미국 내에서도 초당적인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해 왔으며, 따라서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핵무장 또는 전술핵 재배치와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확장억제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라며 "작년 4월 '워싱턴 선언' 합의 이후 한미동맹은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억제력과 대응 역량을 가일층 강화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