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野, 종일 '02-800-7070' 공방…챗GPT까지 동원(종합)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 풀 열쇠?…내선번호 공방
정진석 "대통령실 전화번호 일체는 기밀 보안사항"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7.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한상희 기자 =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전화번호 일체는 기밀 보안사항"이라고 밝혔다.

정 실장은 이날 오전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02-800-7070'이 대통령실 어느 부서 내선번호인지를 묻는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실 전화번호는 외부 확인이 불가한 기밀 보안사항"이라며 "지금 이 회의를 실시간으로 북에서도 아마 시청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내선으로 추정되는 이 번호는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을 풀 핵심 키로 꼽힌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알려진 지난해 7월 31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가 끝날 무렵 해당 번호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가 걸려 왔고, 이 장관은 전화 직후 해병대원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 의원이 재차 번호가 대통령실 내선번호가 맞는지 묻자 정 실장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앞서 정 실장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도 "제 번호가 아니다"며 "저희는 '4'자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운영회 회의 내내 이어진 내선번호 논란은 챗GPT로도 번졌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오후 질의 시간에 "구글에 검색하면 '02-800'으로 시작하는 대통령실 번호가 16개가 뜬다"며 "챗GPT에 물어봤더니 '각 부서 전화번호는 다음과 같다'며 자료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02-800-7070은 그렇게 엄격하게 안보라고 하는데 다 뚫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보충질의 때 "챗GPT에 그대로 한 번 물어봤는데 무료로 사용하는 곳에서는 '알 수가 없다'고 나오고 유료로 검색을 하면 '전체 목록은 알려 드릴 수 없다'고 나온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02-800-7070은 어떤 번호인지 물었더니 대통령실 번호라고 나오는데 근거가 MBC 뉴스"라며 "대통령이 외압의 통로로 쓴 전화번호인양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진 답변에서 정 실장은 "온라인상에 02-800으로 시작하는 내선번호가 공개돼 있는 게 10여 개 있다"며 "국민제안 홈페이지, 조달청 홈페이지 같이 업무상 컨택(연락)이 필요한 번호만 일반인에게 공개돼 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나머지 번호는 일체 공개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도 내선번호 일체를 공개하라는 운영위 질문에 업무 특성상 공개하지 못한다고 답변이 이뤄진 바 있다"고 말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