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野 공세 정면돌파 채비…'증인채택' 참모 전원 출동(종합)

22일 운영위 첫 대면…'불출석 관례' 민정수석도 참석
민주당, '해병대원·영부인·동해 유전' 강공 펼칠 듯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전경. (뉴스1 DB) 2023.3.6/뉴스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이 제22대 국회 출범 후 처음으로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거야(巨野)의 본격적인 정치 공세를 마주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원 수사 외압 의혹 등 각종 현안을 두고 칼을 갈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 주요 참모들도 분주하게 대비하는 모습이다.

30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증인으로 채택돼 회의에 참석을 안 할 수 없게 됐다"며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운영위는 이튿날인 다음 달 1일 전체회의를 열고 현안질의를 한다.

운영위는 앞서 지난 21일 전체회의에서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등을 대상으로 첫 업무보고를 받기로 했으나 대통령실이 불참하면서 22대 국회 출범 후 첫 대면이 불발된 바 있다.

현안질의와 관련해 출석 요구를 받은 대통령실 증인은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등 총 16명이다. 수석비서관 7명과 안보실 1~3차장, 윤재순 총무비서관, 이원모 공직기강비서관, 김성훈 경호처 차장도 포함됐다.

증인으로 채택된 참모 전원이 운영위에 출석한다.

일각에서는 김주현 민정수석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대통령실은 민정수석도 함께 출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동안 민정수석은 예민한 '사정'(司正) 자료를 다루는 점을 고려해 국정감사와 상임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로 이어져 왔다.

현 정부에서 부활한 민정수석은 사정 기능이 제외된 자리라는 점에서 기존 국회 관례를 따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로서는 민정수석을 이번에 운영위에 출석시켜 과거와 달라진 민정수석의 역할을 부각시킬 수도 있는 셈이다.

야당은 첫 현안질의부터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용산 주요 참모들을 모두 증인으로 부르면서 신문요지에 '해병대원 수사 외압, 영부인 뇌물 수수, 동해 유전 발표, 민생문제 등 주요 국정 현안'이라고 기재했다.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주요 현안을 총동원해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며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운영위는 박찬대 위원장을 비롯해 추미애·윤건영·박성준·박수현·고민정 의원 등 민주당 주요 공격수들이 포진된 상임위원회여서 화력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야당이 벼르고 있는 만큼 대통령실도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출석 요구를 받은 참모들은 이번 주말 내내 주요 현안을 되짚으며 답변을 준비 중이다. 대통령실은 이날도 국회에서 질의서를 받아 와 최종 점검을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정진석 실장도 참모들에게 질의에 성실하게 답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준비해 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야당에서 하는 질의에 관해 아는 범위에서 대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방어전에 데뷔하는 정 실장의 대응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김대기·이관섭 전 비서실장 모두 관료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192석 범야권에 대응하기 위해 발탁된 정 실장이 5선 중진 출신으로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이 지난 제22대 총선에서 정 실장을 누르고 당선된 인물이라는 대목도 주목을 끈다. 이번에는 두 사람이 야당 위원과 대통령비서실장으로 다시 붙게 됐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과 국민소통수석을 지내 대통령실 운영 구조에도 해박하다는 평가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