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6·25 참전자 손 잡은 尹…백발된 영웅은 거수경례
취임 후 첫 기념식 참석…김 여사도 일일이 인사
전우 찾은 참전자 "당신들 피땀 위에 아들딸 미소"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6·25전쟁 기념식에 참석한 가운데 백발이 된 참전용사들은 절도 있는 거수경례로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장에 입장한 뒤 맨 앞줄에 앉은 참전용사들과 일일이 인사했다.
흰색 참전유공자 재킷과 모자를 착용한 노장들은 윤 대통령에게 힘차게 거수경례했다.
경례를 받은 윤 대통령은 참전용사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으며 인사했다.
윤 대통령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도 참전용사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일부 참전용사들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으며 기록에 남기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원식 국회의장,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와도 악수하며 인사했다.
전날 사퇴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국과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가 차례대로 무대 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미국을 시작으로 전투지원국과 의료지원국, 국내 도착 순서로 입장했으며 태극기가 제일 마지막에 나타났다.
올해 행사는 6·25전쟁에서 전세를 뒤집은 다부동·영천·포항 전투 등 대구와 경북 지역 전투를 집중 조명하기 위해 대구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이 6·25전쟁 기념식에 참석한 것도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이곳 낙동강 방어선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미래가 달려 있었다"며 "포항, 칠곡 다부동, 안강, 영천을 비롯해 대구와 경북 곳곳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값진 승리를 거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적인 승리는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치열했던 낙동강 방어선 사수와 서울 수복 등 전쟁 당시 상황을 표현한 공연이 준비됐다.
다부동 전투에 실제로 참전했던 이하영 참전용사는 '보고 싶은 전우에게'를 주제로 편지를 낭독하며 전장에서 쓰러져간 전우들을 떠올렸다.
이 참전용사는 "전우여 그날 우리는 이 땅 위에서 싸워야만 했지만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땅 위에는 당신들의 피와 땀을 밟고 우리 아들, 딸들이 미소로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정부 포상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고(故) 정정태 하사의 여동생 정정순 씨와 고 구남태 상병의 아들 구민호 씨에게 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정 하사는 6·25전쟁 당시 수류탄으로 적 전차를 파괴했으며, 구 상병은 노량진 전투 당시 아군 진영에 잠입해 활동하던 간첩을 체포하며 적군의 작전 계획을 알아낸 공을 세웠다.
행사 마지막 순서로 6·25노래를 제창할 때는 참전유공자들이 모두 태극기를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날 행사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롯해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신원식 국방부 장관, 데렉 멕컬레이 유엔군부사령관, 대구시 보훈단체 관계자 등 총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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