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장애아 입양해 24년간 돌본 엄마…찾아간 한 총리

갓난아기 때 버려진 딸·입양한 어머니 격려 방문
엄마 "제발 환자 피해주는 파업만은 하지 말아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에서 지난주 환우단체 간담회에 참석했던 김정애님의 자녀 퇴원 현장 방문해 위로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2024.6.2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단국대병원에서 퇴원하는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 환자 박하은 씨와 어머니 김정애 씨를 찾아 "의대 증원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가 생각이 많이 달라 바로 합의가 이뤄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시 단국대학교병원을 방문하고 박 씨와 김 씨, 병원 의료진들을 격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씨는 희귀 유전 질환인 코넬리아드랑게 증후군을 앓는다는 이유로 친부가 양육을 포기했지만, 김 씨가 입양해 24년간 돌보고 있다. 김 씨는 3남매를 키우다가 장애아동 입양신청을 하고 46세에 박 씨를 입양했다.

충남 홍성군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김 씨는 박 씨의 몸이 온전치 않아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자주 오가는데,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의료계의 불법 집단 진료 거부 등 집단행동에 걱정을 이어왔다.

김 씨는 이런 의료계의 반발에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하고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오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 13일 한 총리 주재로 열린 환자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군인들과 경찰은 시위를 못 한다고 하는데,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의사들도 파업을 다시 하지 않게끔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는 이날도 "가정에 비유하자면 정부는 아버지, 의사는 어머니, 국민은 자식"이라며 "의협 선생님들을 만나서 제발 조건 없이 돌아오라고 했다. 제발 환자 피해주는 파업만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의협은 도저히 의대 정원 늘리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지만 정부는 정말 양보하기 어렵다"며 "내년 이후에 늘리는 건 의료계가 의견을 내면 논의해보자고 정부는 열어놨는데, 의료계가 정부는 대화를 안하려고 한다고 하면 서운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 전체가 모이든, 전공의나 의대생만 모이든 교수들만 모이든, 만나서 얘기해보자고 하는 곳은 개별적으로 저희가 쫓아다닐 것"이라며 "대화하자는 곳에 한 건도 거부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한 총리와 김 씨, 박 씨를 비롯해 김재일 단국대병원장과 고경희 책임 수간호사 등이 참석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