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에 뚝배기 라면…尹 취향 저격한 중앙亞 3국

투르크·카자흐·우즈벡 국빈 방문 극진 환대
정상회담 외 즉석오찬, 차담, 국견 선물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0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한 호텔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투르크메니스탄 국견인 알라바이를 안고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6.1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올해 첫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가운데 중앙아시아 3개국 모두 국빈맞이에 세심히 공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3국 대통령 모두 윤 대통령과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정상회담 이외 예정되지 않았던 차담이나 오찬 등의 계기를 여러 번 만들었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5박 7일간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 일정을 수행한 뒤 이날 오전 귀국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3국은 윤 대통령 음악 취향과 입맛까지 고려해 공식 일정들을 준비했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있었던 국빈 만찬은 당초 9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2시간 넘게 진행됐는데 국립 오케스트라단이 영국 록밴드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연주하기도 했다.

해당 곡은 윤 대통령이 돈 매클린의 '아메리칸 파이'와 함께 학창 시절에 즐겨듣던 노래로 알려져 있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사전에 윤 대통령이 좋아하는 노래를 알아내라고 지시했고, 윤 대통령 음악 취향에 맞춰 보헤미안 랩소디가 연주됐다고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또 김건희 여사를 위해 맞춤 전통의상을 준비했는데, 우즈베키스탄 영부인의 조카가 직접 디자인을 하고 전통공예 작가들이 자수를 놓아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경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국빈 만찬과 친교 오찬에 전통의상을 입고 참석했다.

우즈베키스탄 측은 사마르칸트에서 진행된 친교 오찬에서 윤 대통령 입맛을 고려해 뚝배기에 라면까지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이 문화공연 일정이 끝나고 즉석에서 차담을 요청해 윤 대통령과 40분간 대화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떠나는 날 철갑상어 요리를 대접하고 싶다며 즉석에서 오찬을 준비하기도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윤 대통령이 반려견을 키우는 점을 고려해 국견인 알라바이를 선물했다.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국빈 만찬이 끝나고 윤 대통령 부부에게 알라바이 3마리를 소개했는데, 이튿날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최고지도자가 오찬 자리에서 2마리를 혈통증명서와 함께 선물했다.

선물로 받은 알라바이는 검역 등을 거쳐 18일 도착할 예정이다.

베르디무하메도프 최고지도자는 또 40도가 넘는 뜨거운 날씨에도 공항까지 나와 윤 대통령 부부가 탑승한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가 떠날 때까지 제자리에서 손을 흔들며 환송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공항까지 나와 윤 대통령을 직접 떠나보냈다.

핵심 관계자는 "(상대국 정상들이) 대부분의 일정을 윤 대통령과 동행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대통령 부부가 여러 반려동물을 키우고 동물사랑이나 생명존중에 관한 활동을 해서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외교 기제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kingkong@news1.kr